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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텅빈 집 앞 '마스크'…복지 사각지대서 숨져

텅빈 집 앞 '마스크'…복지 사각지대서 숨져
입력 2020-12-18 07:41 | 수정 2020-12-18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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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아들이 노숙에 구걸을 하며 삐뚤뺴뚤한 글씨로 '엄마가 죽었다'고 알린 사건은, 복지제도의 오래된 구멍이 아직도 메워지지 않고 어려운 사람들을 벼랑으로 몰고 있는 현실을 알렸습니다.

    안에 숨진 엄마가 있는데 문밖에 놓고 간 마스크가 안타깝습니다.

    이재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색이 바랜 철문 앞에 놓인 마스크 한 상자.

    지난달 서초구청에서 보낸 마스크 130개였습니다.

    60대 어머니는 집 안에서 숨졌고, 아들은 지하철 역 앞에서 노숙해 마스크를 받을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이웃 주민]
    "몰랐어요. 그런 분이 사시는지도 몰랐고. (빈 집이 많더라고요?) 재건축 때문에 내보내더라고요."

    주민센터에서는 아들이 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몰랐고, 돈도 벌 수 있다고 해서 1년에 한번만 확인하는 대상으로 분류했습니다.

    [주민센터 관계자]
    "일상 생활이 불편한 2인 가족도 아니셨고, 본인이 전단지 아르바이트를 하고 계시다고 말씀해 주셨고…"

    숨진 어머니와 장애 아들은 기초생활수급자였습니다.

    생활이 어려운 수급자라는 사실이, 오히려 복지 제도 지원을 받는 데는 걸림돌이 됐습니다.

    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하겠다며 서초구청이 거창하게 벌인 '주민 복지 플래너' 사업의 혜택도 받을 수 없었고,

    [서초구청 관계자]
    "1인 어르신 가구 있잖아요. 그런 위주로‥ 이 가정은 2인 가구였기 때문에…"

    보건복지부가 건강보험료를 오래 내지 않은 '위기 가구'를 올해 6번이나 선정할 때도 번번이 방배동 모자는 빠졌습니다.

    기초생활수급자여서 주민센터에서는 체납 정보를 알 수 없었고 구청은 위기 가구에서 제외했습니다.

    주거 급여로 매달 받은 20여만원 외에도 생계 급여와 의료 급여를 신청할 수 있었지만, 30년 전 이혼한 전 남편이 아들의 부양의무자로되어 있어 이 마저도 포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MBC뉴스 이재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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