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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갈린 '양심적 병역거부'… 법원 판단 기준은?

엇갈린 '양심적 병역거부'… 법원 판단 기준은?
입력 2021-02-26 14:30 | 수정 2021-02-26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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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대법원이 병역거부 사건들에서 엇갈린 판결을 내놨습니다.

    공윤선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현역 입영대상자인 오 모 씨.

    "군대는 폭력을 확대재생산 하는 조직"이라며 개인적 양심을 이유로 3년 전 입영을 거부했습니다.

    하지만, 1심과 2심은 물론, 대법원까지 '정당한 입영거부가 아니'라며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습니다.

    오 씨가 주장하는 양심을 진실로 믿기 어려운 만큼, 병역을 기피 한 거란 판단입니다.

    결정적인 근거는 과거 처벌 전력.

    "집회에 참가한 오씨가 경찰관을 때려 벌금형을 선고받았던 점으로 미뤄, 비폭력 신념이 깊고 확고하지 않다"고 봤습니다.

    [오 모 씨/병역거부자]
    "대법원은 이번 사건을 통해 한국사회가 한 걸음 나아갔다는 것을 선언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거라고 생각합니다."

    역시 유죄가 확정된 병역거부자 홍 모 씨.

    '전쟁 반대'나 '평화 운동' 등을 통해 폭력에 대한 공개적 저항 의사를 전혀 드러낸 바 없다고 1,2심은 지적했습니다.

    대법원도 "비폭력 평화주의가 신념이라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군대 내 인권 침해와 권위주의적 문화를 거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군대는 못 간다면서, 똑같이 군사훈련을 받는 산업기능요원은 괜찮다던 발언도 유죄 판결의 근거가 됐습니다.

    [남선미/대법원 공보판사]
    "법원은 개별 사건마다 그 양심이 깊고 확고하며 진실한 것인지를 면밀히 심리하여 병역거부에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를 판단하게 됩니다."

    종교적 이유가 아닌 '양심적 병역거부'는 어떤 경우에 인정되는 걸까.

    대법원은 예비군 훈련 거부자로선 처음으로 구 모 씨에게 무죄를 확정했습니다.

    폭력적인 아버지를 보고 비폭력주의 신념을 갖게 됐다는 구씨는, 가족들의 설득으로 군대는 다녀왔지만, 전역 이후 양심을 지키겠다며 14차례나 고발되면서도 예비군을 거부했습니다.

    이른바 '양심적 병역 거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관대해지는 추세이지만, 개별 사건을 둘러싼 법원의 판단 기준은 양심의 무게와 진정성에 맞춰져 있습니다.

    MBC뉴스 공윤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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