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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완전정복] 아들 죽은 현장에 일한 아버지 "사람이 나쁜 것이 아니라 그렇게 제도화 돼 있다"

[이슈 완전정복] 아들 죽은 현장에 일한 아버지 "사람이 나쁜 것이 아니라 그렇게 제도화 돼 있다"
입력 2021-05-12 14:47 | 수정 2021-05-12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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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故 이선호' 빈소 21일째 지켜…사고 직접 관련자 사과할 때까지"

    "아들에게 위험한 지시 내린 지게차 운전자 발뺌"

    "자전거 타고 현장 돌아보던 중에 아들 사고 목격"

    "컨테이너 날개 밑에 자는 듯이 누워 있던 아들을 봐"

    "직원, 사고 직후 119 신고 대신 무전으로 윗선에 보고"

    "3차례에 걸친 보고 끝에 현장이 아닌 사무실에서 119에 신고"

    "'선 보고 후 조치' 만연…잘못된 회사 대응 매뉴얼"

    "사고 원인, 비용 절감 위해 안전관리요원 현장에 투입 안 한 것"

    "안전관리요원만 현장에 있었으면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사건"

    "회사, 사고 다음날부터 안전모와 안전화 착용 지시"

    "안전관리요원은 배치 안 해…회사 아직 정신 못 차려"

    "사업주도 나쁘지만 해수부 공무원 안전관리감독 허술"

    "관리감독 안 한 대한민국 공무원들이 먼저 각성해야"

    "얼마나 더 죽어야할까요" 정치인들에게 일침

    ◀ 앵커 ▶

    20대 청년 이선호 씨가 지난달 평택항에서 작업하다 숨진 지 20여 일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버지 이재훈 씨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 이재훈 故 이선호 씨 아버지 ▶

    안녕하십니까?

    ◀ 앵커 ▶

    여쭤보기도 민망한데 장례를 치르고 있지 못하는 이유가 뭔가요?

    ◀ 이재훈 故 이선호 씨 아버지 ▶

    근본적인 이유는 사건의 본질하고는 다른 문제입니다. 제 아이가 사고를 당하고 나서 어떻게 해서 사고가 났는가 알아보는 과정에서 직접적으로 제 아이의 죽음에 관련되어 있는 사람. 동일선상에 있는 사람 두 사람이 나오게 됩니다. 거기에는 B라는 지게차, C라는 지게차 두 대의 지게차가 등장하는데요. C라는 지게차는 저희 아이 앞에서 죽을죄를 지었다고 사죄를 했고 제가 용서를 했습니다. 그런데 B라는 지게차, 말도 안 되는 작업 지시를 그 위험한 공간으로 아이를 밀어넣고 위험한 지시를 내렸던 B라는 지게차는 현재까지 자기는 그런 작업 지시 내린 적이 전혀 없다고 발뺌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 아이가 용서를 받아야 할 사람한테 용서를 받지 못해서 아직 눈을 못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까지 이 빈소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 앵커 ▶

    아드님이 아버님 따라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됐다 이렇게 된 겁니까? 어떻게 된 겁니까?

    ◀ 이재훈 故 이선호 씨 아버지 ▶

    원래는 얘가 대학 1년을 마치고 군대를 갔다 옵니다. 제대한 시점이 2019년 12월 15일에 해군 병장 만기 제대를 하고 2020년에 2학년을 다시 등록해야 하지 않습니까? 그러면 2월, 3월까지 약 2, 3개월 정도 시간 텀이 있기 때문에 잠시 부대에서 일하는 제 직장의 아르바이트 삼아 다니게 됐던 건데요. 아시다시피 작년에 코로나로 인해서 학교를 못 가게 됩니다. 대신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를 했고요. 그러면서 1년이 지나면서 올해 또3학년을 등록합니다. 그런데 올해도 역시나 코로나 때문에 학교를 하루도 못 가고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하면서 그렇게 해서 다니다 보니까 어느덧 1년 4개월이라는 시간을 저하고 같이 일을 하게 됐던 겁니다.

    ◀ 앵커 ▶

    그렇다면 아버지께서 사고 현장을 보셨죠? 어떻습니까?

    ◀ 이재훈 故 이선호 씨 아버지 ▶

    저는 사고 현장…

    ◀ 앵커 ▶

    사고가 발생하는 그 현장이아니고 사후적으로 보셨죠, 그 사고가 난 현장을?

    ◀ 이재훈 故 이선호 씨 아버지 ▶

    그렇죠. 제가 누구한테 연락을 받고 간 건아닙니다. 아니고 그날따라 퇴근 시간이 다 되어 가는데 일하는 인력들이 마칠 생각을 안 하는 거예요. 그리고 또 조금 전에 심부름 나갔던 제 아이도 안 나오고. 그래서 도대체 오늘 현장에 왜 이렇게 일을 심하게 시키나, 어떻게 된 건가 싶어서 자전거를 타고 현장을 돌아보던 중에 사고가 나 있던 상황을 목격하게 되고요.

    ◀ 앵커 ▶

    사고가 나 있던 상황 자체를 목격하게 되신 건가요?

    ◀ 이재훈 故 이선호 씨 아버지 ▶

    그렇죠. 사고가 난 때는 저는 그 현장에 있지도 않았고요. 너무나 그날 여기저기에서 일을 안마치니까 도대체 현장이 어떻게 됐는데 퇴근 시간까지 사람들이 안 마치나, 그래서 돌아보던 와중에 그 사고가 나 있고 말도 안 되는 그런 FR 컨테이너, 날개 밑에 자는 듯이 있던 제 아이의 모습을 보게 된 겁니다.

    ◀ 앵커 ▶

    그런데 119 연락 안 하고 계속 중계 방송 하듯 했다는 건 무슨 말입니까? 말씀하시기 힘들면…

    ◀ 이재훈 故 이선호 씨 아버지 ▶

    제가 사고가 나서 여러 군데 현장에 있던 사람들한테 전화 통화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거기 같이 최초에 우리 아들하고 같은 작업을 하기 위해서 현장에 투입됐던 외국인 근로자, 제 입장에서는 당연히 그 사람을 먼저 찾았죠. 왜? 아이가 그렇게 됐으니까 어떻게 된 건지 알아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제 입장에서는 가장 가까이에서 같이 일을 하고 가장 가까이에서 현장을 봤다는 외국인 근로자, 그 사람을찾아서 이야기를 듣다 보니까 거기에서 B라는 지게차도 등장하고 한국 사람들한테 병원차 좀 불러달라고 했는데.

    ◀ 앵커 ▶

    외국인 근로자가요, 같이일했던?

    ◀ 이재훈 故 이선호 씨 아버지 ▶

    네. 그래서 물어보니까 이건 그 현장에 있던 한국 사람이 신고를 한 게 아니고요. 회사 사무실에 있던 사람이 신고를 했다. 그 과정이 어떻게 되냐 하면 A라는 직원이 있습니다. 이 친구는, 죄송합니다. 꽝 하자마자 철판을 보니까 철판이 이렇게 되어 있었다는 말입니다. 전화가 아니고 무전을 날립니다. 무전이라는 건 채널이 동일시되는거거든요. 자기 위의 바로 윗선한테. 대리님 큰일 났어요. 여기 119 와야 할 것 같아요. 그 무전을 받은 김 모 대리는 현장으로 달려갑니다. 가니까 애가 그렇게 돼 있지 않습니까?

    ◀ 앵커 ▶

    그때까지 119에 신고 안 한채로 이루어지고 있는 일이란 말씀이시죠, 이게?

    ◀ 이재훈 故 이선호 씨 아버지 ▶

    그렇죠. 그런데 현장에 달려갔던 김 모 대리가 그것을 보고 119에 신고를 하는 게 아니라 회사 사무실에 있는 또 다른 김모 대리한테 보고를 합니다. 그 보고를 받은 사무실에 있던 김 모대리가 119에 신고했다고 저한테 이야기하는 녹취록이 있고요. 제가 물어봤습니다. 너희 회사의 보고 체계는 이러냐. 잘못된 거 아니냐. 맞죠, 119에 신고를 해야죠. 잘못된 거죠 하고 인정을 했고요. 누가 봐도 그건 잘못됐고요. 여기에서 한 사건을 가지고 인간의 극과 극이 드러납니다. 그 러시아 근로자는 꽝 하고 보니까 제 아이가 그렇게 됐어요.

    ◀ 앵커 ▶

    외국인 근로자 말씀이시죠, 같이 일하고 있는?

    ◀ 이재훈 故 이선호 씨 아버지 ▶

    네, 그렇죠. 그러니까 한국 사람들 보고 펄쩍펄쩍 뛰면서 병원 좀 불러 달라고 하면서 허리를 다쳐요. 왜 다쳤냐 하면 아이가 눌려 있던 철판을 달려서 들다가 허리를 다칩니다.

    ◀ 앵커 ▶

    구하려고 그러니까.

    ◀ 이재훈 故 이선호 씨 아버지 ▶

    그렇죠. 그게 인간 본연의 행동입니다. 그게 들린다고 드는 건 아니죠. 일단 사람이 깔려 있으니까 빼고 봐야 할 거 아니에요. 본능적인 행동이라는 거죠.

    ◀ 앵커 ▶

    당연하죠.

    ◀ 이재훈 故 이선호 씨 아버지 ▶

    어떤 사람은 무전을 받고 달려와서. 119 신고가 아니고 보고를 한단말입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 보고했던 사람이 인간성이 나빠서 그랬다고는 절대 생각 안 합니다. 이런 사고들이 뉴스를 통해서 드러나게 되면 다른 회사도 마찬가지예요. 이상하리만큼 119 신고를 하는 게 아니라 윗선에 보고를 하고 있더란 말입니다. 대체 무엇이냐.

    ◀ 앵커 ▶

    책임을 피하기 위한 대책 마련부터 한다는 그런 생각이신 거네요?

    ◀ 이재훈 故 이선호 씨 아버지 ▶

    모든 회사의 사고 대응 매뉴얼이 한결같지 않나 저는 분명하게 믿고 있습니다. 사고가 났다? 우선 선 보고, 후 조치. 이게 기업의 잘못된 것이죠.

    ◀ 앵커 ▶

    그런데 회사 측에서는 안전모를 근로자들이, 노동자들이 덮고 귀찮아서 안 썼다, 이렇게 주장하는 것같은데요.

    ◀ 이재훈 故 이선호 씨 아버지 ▶

    그건 회사의 말장난일 뿐이고요. 원칙으로 하면요. 현장 인력들이 출근하면서 정문 게이트 앞에서 회사 안전관리원들이 출입장에 들어오기 전에 안전모, 안전화, 심지어안전벨트 했는가 안 했는가 확인하고 안 한 사람들은 집으로 돌려보냅니다. 하고 오시라고. 다 갖춘 자에 한해서 작업장으로들여보냅니다. 그런데 그 안전관리원이 없습니다, 저희 회사는. 다시 말하면 회사에서 안전모, 안전화 안 신은 사람들 작업장에 들이고, 일하고 밀어넣고 나서 사고 났다,안전모 안 썼다. 그것은 회사에서 할 이야기가 아니라고 봅니다.

    ◀ 앵커 ▶

    말도 안 되는 이야기죠. 그런데 이 회사는 그러고 나서도 안전모는 착용시키는데 그다음 날도 관리요원은 아직도 두고 있지 않다고 들었는데요. 그게 맞습니까?

    ◀ 이재훈 故 이선호 씨 아버지 ▶

    그러니까요. 일의 순서가 잘못된 거지 않습니까? 이 모든 사고의 원인은요. 안전모 썼다고 해도 사실은 무게 300kg이나 나가는 철판에 가장 물리력이 세게 작용하는 모서리에 애가 그렇게 됐는데 안전모는 무용지물이었고요.

    ◀ 앵커 ▶

    그렇죠. 쓴다고 해서 사고를 막을 수 있었던…

    ◀ 이재훈 故 이선호 씨 아버지 ▶

    그런데 첫째 이 사고의 원인은요. 원청에서 비용 절감, 인건비 좀 줄여 보려고 법에서 정해 놓은 적정 수의 안전관리요원을 현장에 투입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 사람들만 있었으면 절대 이것은 일어나려도 날 수가 없는 사고입니다. 그래서 지금 제가 알아본 바에 의하면 제 아이가 20일에 사고가 났습니다. 23일부터 당장 안전모 안전화부터 철저하게 신고 다니든지 쓰고 다니든지, 그때부터는 안전관리원들이 지적을 하고 다닙니다. 그런데 제가 볼 때는요, 안전모, 안전화보다도 현장에 안전관리자를 배치하는 게 우선인데.

    ◀ 앵커 ▶

    그것도 아직도 안 한 건가요?

    ◀ 이재훈 故 이선호 씨 아버지 ▶

    왜 안 했겠습니까? 일단 안전모, 안전화부터 착용하고 그문제는 차차 논의하자. 왜? 돈이 들어가니까요. 이 회사 아직 정신 못 차렸습니다.

    ◀ 앵커 ▶

    그런데 원청하고 하청 회사들은 서로 책임 떠넘기는 건 언제나 그렇듯이 마찬가지인 거죠?

    ◀ 이재훈 故 이선호 씨 아버지 ▶

    그 부분에 대해서는요, 이런 사고 앞전에 우리 태안화력발전소 김용균 군하고 또 2년 전에 수원의 건설 현장에서 김 군 같은 경우에는요. 그쪽 부모님들이나 가족들이 아이들이 일만 아르바이트를 하러 간 것만 알지 그 작업 공간이 어떤지 잘 모르는 상태에서 현장도 훼손된 상태에서 증거를 찾아가기까지가 상당히 힘이들었죠. 가장 현장에 있던 같이 일하던 근로자들도 절대 피해자 편을 들어 줄 수가 없고. 회사 입장만 대변하고 있는 과정에서 찾아가는 데 상당히 어려움이 있었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요, 그 회사에 8년간 인력으로서 현장 작업반장을 하고 있었습니다. 누구보다 그 현장을 잘 알고 있고 심지어 원청의 직원들보다도, 직원들이 저보다 오래된 사람이 몇 없습니다.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발뺌을 하려고 해도 할 수가 없는 거죠.

    ◀ 앵커 ▶

    중대재해처벌법이 통과됐는데 왜 아직 적용 안 됐지만요. 왜 이런 현실이 개선이 안 된다고 보세요, 아버님께서는요?

    ◀ 이재훈 故 이선호 씨 아버지 ▶

    저는 물론 사업주도 나쁩니다마는 아시다시피 저희 본청이 국가기관산업으로서 모든 안전관리감독 책임은 해수부 평택지청에서 하게 돼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안전이 허술하든지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해수부 공무원들이 나와서 이거 왜 이렇게 허술하냐, 위험하다, 시정해라, 시정해라. 안 할 때는 조치를 할 것 아닙니까? 그러면 사업주 입장에서 볼 때 대한민국 공무원처럼 무서운 사람은 없습니다. 왜? 몇 번 시중 조치 하다 안 되면 행정조치가 들어가지 않습니까? 사업주의 모든 인허가권은 공무원이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사업주가 대한민국 공무원이 얼마나 만만하고 우습게 보였으면. 그 말도 안 되는 작업 환경을 만들어 놓고 법에서 정해 놓은 안전관리요원조차 인건비를 줄이겠다는 그런 야비한 상술로 인해서 남의 집 자식이야 일하다가 다치든지 죽든지. 이런 것을 관리 감독해야 하는 게 대한민국 공무원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제가 볼 때는 이 대한민국 공무원들이 먼저 각성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 앵커 ▶

    아버님, 시간은 다 됐는데요. 지금 이 사건의 해결을 위해서 정치권이나 정부 혹은 공무원도 말씀하셨으니까. 정치나 정부나. 촉구하고 싶은 말씀을 하고 끝내셔야 할 것 같습니다.

    ◀ 이재훈 故 이선호 씨 아버지 ▶

    빈소에 시민사회의 수습비서관님도 오셨고 또 여당 의원이나 국회의원님, 야당 의원님들, 야당 대표님도 오셨는데요. 제가 그분들한테 다 부탁하고 싶은 이야기는 다 전했습니다. 언론을 통해서도 보도가 됐을 거고요. 이거는 제가 오늘도 오전에 평택항에서 민주당 최고위원회 회의에 참석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여당 대표님하고 여당 국회의원님한테 부탁을 했습니다. 4년 전에는 뭐라고 하셨습니까? 4년 전에, 아침에 출근했다가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노동자가 없는 세상, 비정규직이 없는 세상 만들겠다 해놓고 4년간 도대체 하신 게 뭐 있습니까? 뭐 하셨습니까? 도대체 얼마나 더 죽어야 할까요. 얼마나 더 죽여야겠습니까. 그 말씀 전해드렸습니다. 정말로 충실할 수 있는 분들은요. 특히 공무원들은 자기 성찰할 시간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대한민국의 이런 아픔, 사고, 아픈 사고 안 납니다. 제가 볼 때는. 감히 그렇게 생각합니다.

    ◀ 앵커 ▶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이재훈 故 이선호 씨 아버지 ▶

    감사합니다. 수고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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