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대하며 탄핵 언급…대법원장 육성 녹음 폭로

◀ 앵커 ▶

사상 첫 법관 탄핵소추 대상인 임성근 판사가, 김명수 대법원장이 정치권의 탄핵 움직임을 염두에 두고 자신의 사표를 받아주지 않았다고 폭로했습니다.

독대 자리에서 김 대법원장과 나눈 대화 녹음파일을 전격 공개했습니다.

박영회 기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가 김명수 대법원장이 정치권의 탄핵 움직임을 이유로 자신의 사표수리를 거부하는 대화를 녹음한 음성 파일을 공개했습니다.

임 부장판사가 지난해 5월, 김명수 대법원장을 만나 사의를 표명할 당시 대화입니다.

[김명수/대법원장(임성근 부장 면담 시)]
"지금 탄핵하자고 저렇게 설치고 있는데 내가 사표수리했다 하면 국회에서 무슨 얘기를 듣겠냐 말이야."

녹음 파일에서 김 대법원장은 "탄핵이 현실성이 있거나 탄핵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정치적인 상황은 다른 문제이고, 사표를 수리해버려 비난을 받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고 말했습니다.

임 부장판사측은, "건강상의 문제도 있었지만, 사법농단에 연루돼 3년째 재판에서 배제된 채 명목상 법관직을 유지하는 게 국민과 사법부에 대한 도리가 아니었다"고 밝혔습니다.

또, "대법원장과 진실공방처럼 논란이 된 상황에서, 국민의 알권리와 사법부 미래 등 공익적 목적을 위해 녹음을 공개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명수/대법원장(오늘)]
(오늘 임성근 판사 탄핵안 표결되는데 어떤 입장이신가요? 조금전 녹취 공개됐는데 탄핵 얘기 하셨는데?)
"…"

당초 "탄핵을 언급한 적 없다"고 했던 김명수 대법원장은 "9개월 전 불분명한 기억에 의존해 사실과 다르게 말한 데 대해 송구하다"고 밝혔습니다..

김 대법원장은 "임 부장판사와 면담과정에서 정기인사가 아닌 시점의 사직은 원칙적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사의를 반려하는 대화를 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설명했습니다.

MBC뉴스 박영회입니다.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e-mail]
▷ 카카오톡 @mbc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