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박진주

수의 대신 비닐가방…"왜 여기서 장례하냐" 항의도

수의 대신 비닐가방…"왜 여기서 장례하냐" 항의도
입력 2021-01-05 19:55 | 수정 2021-01-05 19:58
재생목록
    ◀ 앵커 ▶

    코로나 19 라는 바이러스에 끝내 숨진 이들은 여느 고인과 사뭇 다른 장례를 치릅니다.

    3일 장이나 5일 장이 아니라 숨진 뒤 곧바로 24시간 이내에 화장을 하고 화장 시간도 비 확진자가 다 끝나고 난 저녁 시간에 가능합니다.

    쓸쓸한 고인과 그래서 더 가슴 아픈 유족들, 박진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오늘 오후 4시,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

    코로나19로 숨진 시신이 밀봉한 나무관에 실려 나와 화장장으로 향합니다.

    시신은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직접 음압병동 안에서 특수 처리된 비닐백으로 2차 밀봉까지 마친 뒤 운구해야 합니다.

    혹시 모를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수의도 안입히고 염습도 하지 않습니다.

    [손진희/장례지도사]
    "입고 있던 옷 그대로..시신을 담는 (비닐)백이 있어요. 이중 (비닐)백에 모셔야 되는 거거든요.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서..수의 입히고 목욕시키는 과정을 염습이라고 하는데 생략을 하게 돼 있어요."

    정부는 지난해 2월, 코로나19 환자가 사망하면 우선 화장부터 한 뒤 장례를 치르는 감염병 예방법률 장례 지침을 만들었습니다.

    지난달 24일, 코로나19로 할머니를 잃은 유가족 A씨

    요양병원에서 확진 판정 후 격리된 상태여서 임종조차 허락되지 않았고, 돌아가신 뒤 화장에 동의해달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코로나19 유가족 A]
    "할머니 마지막 모습이라도 보고 싶다고 했는데 안된다고 하더라고요. 바로 (화장) 들어가야 한다고..빨리 할머니를 치워야 바로 옆에 사람한테 감염이 안 일어난다고..중환자실을 할머니 단독으로 쓴 게 아니라.."

    3일장이나 5일장은 생각도 할 수 없고 대부분 숨진 지 하루 안에 국가지정 화장시설로 옮겨져 화장에 들어갑니다.

    화장 시간도 제한 돼 있습니다.

    일반 사망자들의 화장이 끝난 저녁에나 가능합니다.

    감염우려 때문에 일반 사망자의 유족들이 항의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 유가족 B]
    "화장까지 다 한 다음에 저희한테 유골함만 왔거든요. 일반인들 다 (화장)하고, 18시 이후에 봉고차 이런 것으로 모셔서 멀리서 이렇게..화장장으로 가시는 것만 봤어요."

    유가족들은 개인보호장구를 착용해서라도 고인과 마지막 인사를 나눌 수 있길 원하지만 그럴수 없는게 가슴에 한으로 남습니다.

    [코로나19 유가족 A]
    "돌아가시기 전에 임종을 지킬 수 있게끔 좀 허락해줬으면 좋겠어요. 돌아가시는 것도 그렇게 돌아가시게 하고..할머니랑 마지막 대화 한 번 나눠보지 못했다는 게.."

    지난 1년, 천명 넘는 코로나19 사망자들은 마지막 가는 길마저 이처럼 쓸쓸하고 외롭게 떠났습니다.

    MBC 뉴스 박진주입니다.

    (영상취재: 남현택 / 영상편집: 장예은)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