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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오염' 핑계 댔지만…이란의 속내는?

'환경 오염' 핑계 댔지만…이란의 속내는?
입력 2021-01-05 20:08 | 수정 2021-01-05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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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이번 사태는 다음 주 외교부 1차관의 이란 방문을 앞두고 발생했습니다.

    양국 간 관계가 우호적인 가운데 대체 왜 갑자기 한국 선박을 표적으로 삼았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는데요.

    겉으론 '해양 오염'을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이란 내부 문제와 미국과의 갈등 같은, 다른 노림수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어서 나세웅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오늘 오후 이란 정부 대변인은 이란의 한국 선박 나포가 인질극이라는 주장을 일축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란 자금 70억 달러를 인질로 잡고 있는 것은 한국"이라고 했습니다.

    이란 자금 70억 달러란 한국에 묶여 있는 원유대금 7조 원을 뜻합니다.

    이란은 한국에 원유를 수출하고도 미국의 경제제재로 돈을 송금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우리 정부는 미국을 설득해 이 동결자금으로 코로나 백신을 공동 구매하는데 사용하는 길을 열어줬습니다.

    실제 오는 10일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이란을 방문해 이 문제를 추가 논의할 예정이었습니다.

    이런 정황으로 미뤄 이번 사태는 이란 내 강경파인 혁명수비대의 정치적 행보일 수 있습니다.

    미국의 제재로 경제 상황이 악화 된데다, 코로나19 확진자가 120만 명을 넘기는 등 폭발 직전의 국민 불만을 외부로 돌릴 필요가 있었다는 겁니다.

    [인남식/국립외교원 교수]
    "6월 이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이란 혁명수비대가 존재감을 드러낼 필요가 있었다고.. 선을 넘지 않지만 통제된 도발을 통해서 자기들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었을 겁니다."

    이란은 한국 선박을 나포한 날 동시에 우라늄 농축 농도를 미국과 합의했던 3.67% 제한을 깨고 20%까지 높이겠다고도 선언했습니다.

    한국보다는 미국을 겨냥해 감행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 이윱니다.

    바이든 새 행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이 파기한 이란 핵협정의 복귀를 공약한 만큼 사전 기싸움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장지향/아산정책연구원 중동연구센터장]
    "좀 더 큰 그림으로 이란과 미국 간의 관계, 즉 앞으로 다시 열릴 이란 핵합의 복원 협상 테이블에서 이란 강경파가 더 주도권을 잡기 위해 보인 돌발 행동이 아닐까."

    특히 나포 시기가 미군 공습으로 숨진 이란 군부 2인자 솔레이마니의 사망 1주기에 맞물려, 미국과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들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겸한 것으로도 해석됩니다.

    미국 국무부가 즉시 억류 해제를 요구하며 이란을 비난한 것도 이를 뒷받침하는 대목입니다.

    MBC뉴스 나세웅입니다.

    (영상편집: 김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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