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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마지막 기회였는데"…경찰은 병원조차 안 갔다

[단독] "마지막 기회였는데"…경찰은 병원조차 안 갔다
입력 2021-01-06 19:57 | 수정 2021-01-06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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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경찰 청장까지 사과를 한 건 담당 경찰이 수사를 부실하게 한 정도가 아니라 수사할 의지가 전혀 없어 보였다는 비난이 큰 탓입니다.

    실제로, 소아과 의사가 마지막 세번째 신고를 했을 때 담당 경찰은 병원에 가보지도 않았고 양부모의 말만 믿었습니다.

    ◀ 리포트 ▶

    정인이가 숨지기 20일 전인 지난 9월 23일 정오, 소아과병원 원장이 112 상황실에 학대 의심 신고 전화를 했습니다.

    어린이집 측이 양엄마 장 씨 몰래 병원에 데려온 정인이는 혼자 걷지도 못할 정도로 영양 상태가 좋지 않았습니다.

    이 원장은 지난 5월 '1차 신고'때도 허벅지 피멍을 진찰했던 의사인데, 당시 9.4㎏ 였던 몸무게가 넉 달만에 1㎏ 가까이 줄어 있어 학대를 강하게 의심했던 겁니다.

    이 때가 정인이를 살릴 수 있었던, 사실상 마지막 기회였습니다.

    이 신고는 앞서 이미 2차례의 학대 신고를 처리했던 양천경찰서로 넘겨졌습니다.

    그런데 양천서 수사팀은 정작 신고를 한 소아과 의사에게 방문은커녕 전화 한 통 하지 않았습니다.

    신고받은 내용은 서류로만 읽어본 뒤, 아동보호기관에 정인이를 다른 소아과에 데려가 진찰해봐달라고 요청한 게 다였습니다.

    그때도 경찰은 동행하지 않았습니다.

    [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
    "(경찰은?) 같이 가지 않았고요, (경찰이) 가지는 않으셨지만 병원 다녀와서 어떤 상황인지는 공유를 했어서‥"

    당시 두 번째 소아과는 아동학대에 무게를 두지 않았습니다.

    '특별한 외상이 없다'는 이유였고, 단순히 '구내염'과 '국소 감염'이란 진단을 내놨습니다.

    [두 번째 소아과 관계자]
    "아동보호소라는 사람들이랑 아빠(안 씨)가 아기를 데리고 왔거든요. (저에게) 아무런 배경 설명을 주지 않았어요."

    두 병원의 판단이 엇갈렸지만, 서울 양천서 수사진은 추가 검증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정인이 몸무게가 빠진 건 입 안의 염증으로 이유식 먹지 못해서 일뿐"이라는 양부모의 말만 믿고, 사건을 끝냈습니다.

    3차 신고 당시 정인이를 진료한 소아과 2곳이 양천서 수사관들로부터 직접 연락을 받은 건 모두 사망 사건 이후였습니다.

    [첫 번째 소아과 관계자]
    "(정인이 사망 이후) 경찰들이 다시 오셔서 다시 수사를 할 때 자세하게 다 말씀을 드렸고요."

    서울양천서에는 아동 학대 전담 경찰관들이 있었지만, 3번의 학대 신고는 매번 다른 수사팀이 담당했습니다.

    수사의 연속성은 기대하기 어려웠습니다.

    3개 팀은 모두 양부모의 변명만 그대로 믿고 사건을 덮었습니다.

    정인이가 숨진 직후 양천경찰서 수사관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서울 양천경찰서 관계자 (지난해 10월)]
    "멍이라는 게 맞아서 생길 수도 있고 부딪쳐서 생길 수도 있고, 골절도 여러 가지 원인이 있잖아요."

    MBC뉴스 손하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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