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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전에 밑반찬"…서울시 황당한 안내문에 '공분'

"출산 전에 밑반찬"…서울시 황당한 안내문에 '공분'
입력 2021-01-06 20:22 | 수정 2021-01-06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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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요리에 서툰 남편을 위해 밑반찬을 챙겨 놔라" "남편과 아이가 입을 속옷과 양말을 서랍에 정리해 둬라" 대체 이건, 누가 누구한테 하는 말일까 싶을텐데요.

    서울시가 출산이 임박한 예비 산모에게 출산을 위해 집을 비우기 전 행동 요령이라면서 안내한 글입니다.

    성 차별, 성 평등 같은 단어를 언급하기 전에 과연 어떤 상식에서 나온 발상인지 궁금해 집니다.

    먼저, 이준범 기자가 자세한 내용 전해 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서울시가 지난 2019년 운영을 시작한 '임신 출산 정보센터' 홈페이지입니다.

    출산이 임박한 9개월차 예비 산모가 꼭 알아야 할 내용이라고 올라왔던 정보입니다.

    화장지, 치약, 칫솔, 비누, 세제 등 생필품의 남은 양을 체크해 남아있는 가족들이 불편하지 않게 해야한다,

    오래된 음식은 버리고 밑반찬 서너가지를 준비해두고, 요리에 서투른 남편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게 인스턴트 음식도 챙겨두라고 당부합니다.

    "출산을 위해 입원할 때를 대비해, 가족을 위한 배려에도 신경써야 한다"는 게 안내문에 적혀있는 이유입니다.

    [진수범]
    "(아내가 임신했을 때) 출퇴근이랑 밥은 제가 알아서 했죠. 요즘 그런 생각을 하는 남편은 없을 것 같아요. 만삭이라서 자기 몸 가누기도 힘들고 자기 옷 갈아입는 것도 힘든데.."

    "입원 날짜에 맞춰 남편과 아이들이 갈아입을 속옷과 와이셔츠 등을 준비해 서랍에 잘 정리해두라"고도 합니다.

    집 전화기 옆에 비상 연락처를 적어두라는, 스마트폰이 일상화된 요즘과 맞지 않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오윤희]
    "진짜 그냥 아무 생각없이 올린 것이거나, 아직도 그런 쪽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옛날 사람이라서 진짜 그렇게 생각해서 올렸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집안일은 여성 몫이라는 성차별적인 인식이 깔린 정보가 다른 곳도 아니고 서울시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왔다는 비판이 잇따랐습니다.

    [류형림/한국여성민우회 성평등복지팀장]
    "지방자치단체 홈페이지에 정보전달 차원에서 올라왔다는 것이, 지자체가 그만큼 성인지감수성이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문제가 되자 서울시는 홈페이지에서 해당 내용을 모두 삭제했습니다.

    MBC뉴스 이준범입니다.

    (영상취재 : 전승현 / 영상편집 : 조기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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