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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M] "주식 안 하면 손해보는 느낌"…추가 상승? 거품?

[집중취재M] "주식 안 하면 손해보는 느낌"…추가 상승? 거품?
입력 2021-01-07 20:55 | 수정 2021-01-07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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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종합주가지수, 코스피가 3천을 넘었습니다.

    1980년 100이었던 주식, 시장의 몸집이 41년 만에 서른 배 커진 겁니다.

    89년에 천, 2007년에 2천, 그리고 13년이 흘러 3천 선까지 올랐습니다.

    2천 선을 넘긴 게 외국인과 기관, 즉 큰 손의 덕이었다면 3천 돌파는 온전히 개인 투자, 이른바 동학 개미의 힘이었습니다.

    동학 개미는 작년에만 코스피와 코스닥에 64조 원을 퍼부었고 해가 바뀌면서 그 열기는 더 뜨겁습니다.

    주식으로 돈 벌었다는 이들이 늘면서 앞 다투어 경쟁하듯 뛰어들고 있는 건데요.

    코스피 3천, 마냥 웃을 일인 건지 김민찬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서울 망원시장.

    이 곳에서 20년 넘게 건강식품을 파는 고종진 씨는 지난해 처음 주식 계좌를 만들었습니다.

    코로나로 매출은 계속 떨어지는데, 주변 상인들이 주식으로 돈 벌었다는 얘기에 투자를 결심한 겁니다.

    [고종진/건강식품 상인]
    "큰 돈 아니고 그냥 여태까지 관망만 했었는데, 조금이라도 좀 사보고 싶었어요."

    이 시장의 동학개미는 고 씨만이 아닙니다.

    건어물 가게 사장님은 두 달 전 주식을 시작했고, 족발집 사장님은 주변에 주식 투자를 권하고 있습니다.

    [최경병/족발집 운영]
    "솔직히 주변에 (주식) 안 하고 있는 사람들이 좀 불쌍해요. 왜 저러고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

    이제 직장인들도 주식을 안 하면 손해 보는 느낌입니다.

    [오승석/30대 직장인]
    "맞벌이 부부가 요즘에 애들 키우다 보면 남는 돈이 그렇게 많지는 않은데, 주식 쪽이 오히려 수익률이 더 낫다고 판단을 하고…"

    새해 들어 주식 거래 대금이 하루 40조 원을 웃도는 가운데, 매일 10만 개의 주식 계좌가 새로 개설되고 있습니다.

    코스피 3천 시대.

    일각에선 코스피가 3천대에 안착할 거다, 3천5백까지도 갈 수 있다고 하고, 반대편에선 거품이다, 폭탄 돌리기라고 우려합니다.

    각각 근거가 있는데요.

    "거품 아니다"

    먼저, 긍정적으로 보는 쪽에선 증시의 체질이 과거와는 달라졌다고 말합니다.

    (1) 대표주·실적주에 투자

    지난해 개미들이 많이 산 상위 50개 종목을 보면, 삼성전자 같은 코스피 종목이 46개, 코스닥이 4개입니다.

    2019년 코스닥이 18개였던 것과는 대조적이죠.

    과거에 비해, 투기 성향은 줄고, 실적 중심의 안정적 투자가 늘었다는 겁니다.

    게다가 시총 상위 종목들도, 10년전 조선이나 화학에서, 지금은 반도체나 배터리, 바이오 등으로 바뀌었습니다.

    미래 성장 가능성이 큰 종목들이라, 주가도 계속 좋아질 수 있다는 얘깁니다.

    [최석원/SK증권 리서치센터장]
    "배터리라든지 또는 바이오 시밀러 CMO업체라든지 인터넷 플랫폼 업체, 게임 한류 이런 식으로 굉장히 다변화된 성장 기업들이 코스피의 시가총액 상위종목 군으로 올라오고 있거든요. 과거에 비해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좀 해소되는 방향일 거다."

    2. 증시 최적의 환경

    증시를 둘러싼 환경도 매우 우호적입니다.

    역대 최저금리 속에, 사람들이 은행에 넣었던 돈을 빼서, 그리고 이자 부담 없이 빚을 내서, 주식을 사고 또 사고 있습니다.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 맡겨둔 돈만 어제 기준 70조 원.

    어지간한 매도세는 거뜬히 받아낼 수 있는 돈입니다.

    여기에 미국의 대규모 경기 부양, 그리고 코로나 백신으로 세계 경기 회복이 앞당겨질 거란 전망도 증시에 우호적입니다.

    [김형렬/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
    "제로금리 환경에 적응하고자 하는 시장 참여자들의 왕성한 투자활동에서 비롯된 측면들이 크고 당분간 저금리 기조가 계속될 수 있다라는 점들을 감안한다라면 주식시장에 대한 확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려스럽다"

    반면, 걱정하는 쪽에선 증시만 뜨겁다, 너무 과열됐다고 지적합니다.

    1. 실물과의 괴리

    코로나 충격으로 실물경제는 엉망인데, 주식시장만 호황이다 보니, 금융과 실물간 괴리가 위험할 정도로 벌어졌다는 겁니다.

    각종 지표들도 이런 우려를 뒷받침하는데요.

    예를 들어, 작년말 GDP 대비 시가총액은 125%로 적정선인 100에서 110%를 한참 넘어 거품이 꼈다는 주장입니다.

    실물 경제가 빨리 회복하지 못하면, 결국 주가는 거품이 될 수 밖에 없단 소립니다.

    [김영익/서강대 교수]
    "기업수익이 역사적으로 고점이었을 때는 2017년이었어요. 그때가 최고치가 2,600이었는데 지금 3,000이 넘었으니까 이 역시 기업수익에 비해서도 주가가 고평가 됐다고 볼 수가 있는 것이죠."

    2. 빚투

    더 큰 걱정은 빚투입니다.

    증권사 돈을 빌려 주식을 산 신용융자 잔액은 현재 20조 원 규모 (19조 6천2백억 원).

    역대 최고액입니다.

    신용대출도 사상 최대 폭으로 늘어, 지난해 증가한 신용대출은 33조 원으로 주택담보대출에 맞먹었습니다.

    이 가운데 상당액은 주식 투자용으로 추정됩니다.

    [곽상준/신한금융투자 지점장]
    "경기가 회복되어지고 그래서 금리를 올릴 수 있는 상황이 도래하게 되면 또 시장은 바뀔 수가 있기 때문에 그 점은 항상 머리속에 염두를 하시는 것이 필요한 투자자의 자세가 아닐까 싶습니다. "

    코로나 불경기 속에 개막한 주가 3천의 시대.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선 시각이 갈리지만, 동학개미들이 결국 승리하려면 빚투나 한탕주의가 아닌 장기적 안목의 가치 투자가 필요하다는 덴 의견이 일치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민찬입니다.

    (영상취재: 강재훈 전승현 / 영상편집: 오유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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