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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의견] '과자공장 노예' 16년…배상은 왜 10년만?

[소수의견] '과자공장 노예' 16년…배상은 왜 10년만?
입력 2021-01-08 20:27 | 수정 2021-01-08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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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작은 목소리를 크게 듣는 '소수의견' 시간입니다.

    16년 동안 외진 시골에서 노예처럼 착취 당한 지적 장애인 엄마와 아들의 충격적인 사연이 몇 년 전 알려졌는데요.

    이 모자는 장애인 단체의 도움을 받아 못 받은 임금을 달라는 소송을 냈지만, 16 년 중 10년에 대해서만 배상을 받을 수 있다는 게 법원의 판단입니다.

    어찌 된 일인지, 윤상문 기자가 이 모자를 다시 한 번 찾아가 봤습니다.

    ◀ 리포트 ▶

    마당에서 고무대야를 닦고, 기계에서 나오는 쌀 과자를 퍼 담는 여성.

    [황 모 씨/지적 장애인 어머니(2019년 4월)]
    "허리 아프고 그냥 팔 아프고 그냥. 일만 죽어라 했어요."

    지적 장애가 있는 황 모 씨와 20대 아들은 충남의 한 과자공장에서 16년 동안 죽어라 일만 했습니다.

    매를 맞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월급이라는 건 있는 줄도 몰랐고, 장애인 연금 등 2천만 원은 공장주가 가로챘습니다.

    [최 모 씨/지적 장애인 아들(2019년 4월)]
    "(돈 못 받았죠.) 주기적으로 토요일 날 머리값 이발하라고 그것만 주고."

    인권 단체의 도움으로 탈출한 지 6년째, 모자를 다시 찾아가봤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초생활 수급비로 근근이 살아가고 있지만, 못 받은 16년치 임금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7억여 원을 달라고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1심에 이어 2심까지 10년치, 2억 8천여만 원만 주면 된다고 판결했습니다.

    16년간 노예처럼 일한 대가는 한 달에 80만 원 정도였습니다.

    받아야 할 돈은 10년 안에 청구해야 한다는 이른바 '소멸시효'에 가로막힌 겁니다.

    [황 모 씨]
    "(왜 미리 달라고 안 했냐는 거예요…) 왜 미리 달라고 안 했냐고요? 아유 어떻게 달라고 그래요 어떻게. 황당해 가지고. (판사님들이…) 안돼요, 안돼."

    장애인 노동 착취사건에 대한 기계적인 소멸시효 적용.

    헌법소원도 제기했지만 헌법재판소마저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고용주의 강요나 협박, 법적 권리조차 몰랐던 취약계층의 처지는 고려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유재원 변호사]
    "지적 장애인들은 '을·병'만도 못한 지위에 있을 수 있거든요. '권리를 행사하지 않고 있었다', 이렇게 비난할 수 없는 겁니다."

    결국 국회가 나서야 할 문제가 됐습니다.

    하지만 2014년 '신안군 염전 노예 사건'처럼 떠들썩했을 때만 시류영합성 발의가 됐다 슬그머니 폐기되는 일만 반복되고 있습니다.

    지금 21대 국회에선 아무런 움직임조차 없습니다.

    어느새 40줄에 접어든 아들의 몸 상태는 점점 더 나빠지고 있습니다.

    [최 모 씨/지적 장애 아들]
    "잠 안 와요 약을 안 먹으면. 머리 상태가 좀 안 좋아서 그런 것 같아요."

    [황 모 씨]
    "억울해요 억울해. (세월이) 아까워요. 지나친 게. (곧 있으면) 70, 80인데 이제 뭘 해요."

    MBC뉴스 윤상문입니다.

    (영상취재: 김동세 / 영상편집: 김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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