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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 속 '내복 아이'…혼자 울면서 "한 번 아니었다"

한파 속 '내복 아이'…혼자 울면서 "한 번 아니었다"
입력 2021-01-10 20:10 | 수정 2021-01-10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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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서울이 영하 12도로 얼어붙고 폭설까지 내렸던 그제 저녁, 4살 된 여자 아이가 내복 차림으로 거리에서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어머니를 즉시 입건하고 아이를 어머니와 분리시키는 한편 상습 방임 여부를 조사 중입니다.

    손하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한 부부가 어린 여자 아이를 자신들의 겉옷으로 감싼 채 편의점 안으로 들어옵니다.

    겉옷이 흘러내리자 아이는 흰 색 내복만 입고 있는데, 바지가 대소변으로 얼룩져 있습니다.

    내내 고개를 들지 않고 바닥만 바라봅니다.

    아이는 몸에 내복만 걸친 채, 온통 눈으로 덮여있던 이곳 길바닥에서 행인에게 발견됐습니다.

    [함정민/최초 발견자]
    "물건을 사고 차에 타려는데 여기서 아이를 발견하게 됐죠. 내복에 부츠만 신고 있는 상황이었고요."

    당시 기온은 영하 12도, 체감온도는 영하 17도를 밑돌았습니다.

    [이병근/최초 발견자]
    "성인이 패딩 입어도 엄청 추운 날씨기 때문에, 옷을 벗어 아이에게 입혀주고 경찰에 신고한 다음에…"

    경찰 조사 결과 인근 빌라에 사는 이 아이는 당일 오전 9시쯤 엄마가 일을 하러 나간 뒤 혼자 집에 방치됐습니다.

    배가 고파 밖으로 나왔다가 출입문이 닫히면서 잠겨버려 거리로 나온 걸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아이가 방치된 건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보름 전에도 같은 편의점 앞에서 이 여자아이가 혼자 서 있어, 주인이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데려가게 했습니다.

    [편의점 주인]
    "혼자 엄청 울면서 '엄마, 엄마' 찾으면서 큰 소리로 울면서 들어왔어요. 문 앞에 쭈그리고 계속 큰 소리로 울고 있더라고요."

    경찰 확인 결과 아이와 엄마는 단 둘이 살고 있는데, 집 안은 옷가지와 집기가 쌓여 있고 불결한 상태였습니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어머니를 방임 혐의로 입건하고, 아이를 즉시 강제 분리해 일단 친척 집으로 보냈습니다.

    [경찰 관계자]
    "집 안의 환경이 안 좋았고, 떨고 있었고, 이런저런 사정을 종합해보면 일단 분리가 타당하다고 보고…"

    어머니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도 하지 않았습니다.

    [아이 어머니]
    "(MBC에서 나왔는데, 오해인지 해명할 부분이 있으신지 여쭙고 싶어서 그렇거든요.)…"

    경찰은 상습 방임이 있었는지 조사하는 한편 관계기관과 협의해 아이를 시설에 보낼지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MBC뉴스 손하늘입니다.

    (영상취재: 나경운 / 영상편집: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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