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제보는 MBC입니다.
연일 이어지는 강추위 속에 택배 기사들은 강도 높은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데요.
그런데 택배 영업소가 택배 기사 임금에서 제멋대로 수수료를 떼가고 정확한 액수도 알려주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이재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20년 경력 택배 기사의 하루가 시작됐습니다.
[손만종/택배 기사]
"지금 250개 정도 되죠. (오늘 하루에 250개?) 네."
먼지 나는 시골길을 쉴새 없이 달립니다.
"헉헉"
이런 노동이 매일 15시간씩 이어집니다.
[손만종/택배 기사]
"(집인지 아닌지도 잘 모르실 것 같아요.) 못하고 그냥 그만두시는 분들이 많죠."
택배 물건 하나의 배송비는 2500원 정도입니다.
기사가 약 900원을 가져가는데, 여기서 영업소가 책정한 수수료를 추가로 떼 갑니다.
그런데 영업소가 기사들에게 주는 명세서를 보면 얼마를, 무슨 기준으로 공제하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손만종/택배 기사]
"중간에서 빼면은 저희도 모르는 거죠. 일일이 다 물건 하나하나마다 저희가 확인해 볼 수는 없는 것이니까."
업계에 따르면 각 택배사 지역 영업소는 본사가 기사에게 주는 돈에서 평균 10% 안팎을 떼고 있는데, 이 정보가 공개되지 않고 있는 겁니다.
해당 택배 영업소장에게 수수료율을 물어봤습니다.
[택배 영업소장]
"저 지금 3% 떼고 있어요. 중간에 대리점도 어느 정도의 마진이 있어야지 운영을 하는데…"
그런데 택배 본사가 발행한 명세서와 대조해 보니, 차이가 있었습니다.
김모씨는 지난해 8월부터 석 달 동안 본사가 지급했다는 돈보다 약 30만 원씩을 덜 받았습니다.
조모씨는 지난해 10월 본사 기준 월급이 658만 원이었지만 실제로 받은 돈은 479만 원이었습니다.
조 씨의 경우 27%나 영업소가 가져간 겁니다.
[조 모 씨/택배 기사]
"내가 이 정도 원래 벌어야 되는 건데, '이렇게밖에 못 받았었구나'하고. 사기라고 해야 되나요?"
들쭉날쭉, 그것도 불투명하게 수수료를 떼 가는 영업소에 문제 제기도 해 봤습니다.
[안영민/택배 기사]
"'10개의 쌀을 배달했는데, 9개 복수 건 (한 집에 여러 개 배송)은 어디로 간 겁니까?' (소장에게) 따지고 드니까 그때서야 '아, 이게 안 쳐줬구나…'"
개인 사업자인 택배 영업소는 항의하는 기사들에게 "그만두라"고 통보하는 식으로 대응하기 일쑤였습니다.
[김원년/택배 기사]
"항의를 몇 번 했었어요. 근데 '그럼 관두라'는 식으로 해 가지고, 그래서 관둔 사람들 수도 없습니다."
이런 관행은 해당 영업소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유성욱/전국택배노동조합 사무처장]
"(수수료를) 사실상 일방적으로 (영업소장) 본인들의 어떤 기준에 의해서 책정하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본사들은 수수료율에 대해선 "대리점과 기사의 일"로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할 말을 참아왔던 택배기사들은 뒤늦었지만, 이제라도 적정 수준의 수수료를 정하고 표준 계약서를 쓰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재민입니다.
(영상취재: 이상용 / 영상편집: 문명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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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이재민
[제보는 MBC] 수수료는 영업소장 마음대로?…항의하면 "관둬라"
[제보는 MBC] 수수료는 영업소장 마음대로?…항의하면 "관둬라"
입력
2021-01-11 20:15
|
수정 2021-01-11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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