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 ▶
바로 간다, 인권사회팀 김건휘 기자입니다.
개발제한구역 안에 버젓이 불법 개농장을 만들어놓은 사람이 있습니다.
수백 마리의 개를 지옥 같은 환경에 가둬둔 그 불법 개 농장과 개 경매장, 그런데 그곳은 신도시 개발을 앞둔 지역입니다.
나가라고 하니까 개발 보상금을 내놓으라며 버티는 개 농장주,
자신의 돈벌이를 위해 강아지를 대놓고 ‘알박기’에 동원하는데도 철거는 어렵다는 지자체의 속수무책 행정을 고발하러 바로 가보겠습니다.
◀ 리포트 ▶
경기도 남양주시 일패동.
그린벨트로 묶여있는 한 야산에 의심스런 건축물 수십 개가 들어서 있습니다.
개농장으로 향하는 길입니다.
사방에서 개 짖는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는데요.
저 너머에는 좁은 뜬장 안에 개들이 갇혀 있습니다.
비좁은 철창마다 개 서너 마리가 들어있고,
먹이로 쓰는 음식물 쓰레기에서는 악취가 진동합니다.
[농장주]
"이게 원래 개 '먹이'죠. 밥찌꺼기 같은 게… 사람 똥 싸는 거 똥 먹고."
삼 년 전, 개를 잔인하게 죽여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던 개 주인의 행태는 바뀌지 않았다는 제보도 있습니다.
[제보자]
"바닥에는 잘려나간 강아지들 발도 있었고요. 15cm 정도 되는 새끼 강아지가… 반을 잘라서 음식물 쓰레기랑 같이 끓였더라고요."
지금도 강아지가 죽은 것쯤은 아무렇지 않아 보였습니다.
[농장주]
"<강아지 반 토막 난 걸 봤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거 잘라서 내가 버린 거 같은데. 좀 크다 보니까‥내가 태운 거 보여줄게"
<으악, 이게 강아지가 탄 거예요‥이게?>
그러면서도 더이상 개를 죽이거나 내다 팔지 않는다고 주장합니다.
[농장주]
"(예전에는) 여기서 도살해서 잡아서 식당에다 납품을 했죠. 그걸 못하게 하니까… 안 하겠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이런 일을 벌이고 있는 걸까.
이유를 물어보니 '돈'이라는 대답이 돌아옵니다.
[농장주]
"올 12월 달에 (왕숙지구) 수용이 된다 해가지고 보상을 좀 받아볼까 해가지고, 지금까지 버텨왔던 거예요. (보상금이) 1억 5천 정도는 나오지 않겠는가..."
'3기 신도시' 왕숙지구가 들어설 예정지.
키우는 개가 많을수록 이전비 같은 보상금은 늘어난다고 합니다.
도살은 그만두고 암수 합장으로 마릿수를 늘리며 이른바 '알박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역시 신도시 계획에 포함된 인근의 개 경매장.
경매장 근처에는 이렇게 '개고기를 계속해서 준비하겠다'는 현수막이 걸려있는데요.
과연 이들의 이야기는 어떨지, 직접 가서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개 경매업자/지난해 8월]
"3만, 3만5천… 5만, 5만5천. 똘망똘망해. 개 똘망똘망해."
이 경매장 주인도 보상을 얘기합니다.
[경매장 주인]
"보상은 받아야 될 거 아냐. 내가 여기 시설들이 얼마인데. 보상을 받아야 할 거 아냐, 생계가 있는데 왜 물러서."
엄연한 불법 시설로, 지금까지 4차례나 고발됐지만 불법 경매는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관할 지자체는 강제로 내쫓을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남양주시 건축팀 관계자]
"못해도 올해 안에는 다 철거가 될 거예요. 굳이 그렇게 (철거를) 하면‥예산 낭비가 될 수도 있고. 과도한 행정집행이 될 수도 있는데.."
개발제한구역에 사는 취약 계층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를 막무가내로 악용해도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겁니다.
LH는 이들에게 보상금도 지급할 계획입니다.
[LH 관계자]
"개 사육장 내 철제 우리나 강아지 등에 대한 단순 이전 비용은… 불법 시설물이지만 이게 이전비는 지급해야 되는 것으로 지금 판단은 되고 있습니다."
그린벨트에 무단으로 건축물을 짓고 생명을 그저 돈벌이에 이용하고 있지만 이들은 오늘도 당당합니다.
[농장주]
"고발하든가 말든가. 내가 도둑질을 했어, 사람을 죽였어, 강도 짓거리를 했어."
바로간다, 김건휘입니다.
(영상취재: 정인학, 김동세 / 영상편집: 김재환 / 영상제공: 세이브코리안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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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김건휘
[바로간다] 강아지로 '알박기'?…보상금 노린 불법 개농장
[바로간다] 강아지로 '알박기'?…보상금 노린 불법 개농장
입력
2021-01-11 20:28
|
수정 2021-01-11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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