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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 28미터 거대한 얼음벽…산골 마을이 멈췄다

높이 28미터 거대한 얼음벽…산골 마을이 멈췄다
입력 2021-01-11 21:00 | 수정 2021-01-11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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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혹독한 이번 한파에 동파 사고가 잇따르면서 특히 상수관이 낡은 오래된 주택이나 간이 상수도를 쓰는 시골마을에선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합니다.

    허지희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전에 없던 거대한 얼음벽이 만들어졌습니다.

    댐 물이 녹을 틈 없이 겹겹이 얼어붙으면서 높이 28미터, 길이 171미터의 빙벽으로 변한 겁니다.

    계곡물을 쓰는 산골 마을은 모든 것이 멈췄습니다.

    빙판이 되어버린 취수원과 계곡.

    임시방편으로 관로를 설치해보고, 불로 녹여 봅니다.

    급하게 마련한 해빙기로 관로에 뜨거운 열기를 넣기도 하지만 모두 헛수고.

    몸이 불편한 노인과 주민들은 빙판에 미끄러질까 물 길어 갈 엄두도 못 냅니다.

    [박정숙(68살)]
    "우리 아저씨는 뇌경색으로 쓰러져서 방에서 꼼짝도 못 하고 제가 그나마…"

    기다리는 건 하루 몇 차례 비상 급수뿐,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몸도 마음도 지쳤습니다.

    [김지순(78살)]
    "그렇게 사는 게 이게 사는 거야? 씻지도 못하고. 아이고, 아주…"

    20일 전부터 물이 나오는 세대가 점점 줄더니 전체 52가구 가운데 3가구를 제외한 대부분 세대의 물이 끊긴 상태입니다.

    200여 세대가 사는 30년 된 노후 아파트는 며칠째 곳곳이 단수 상태.

    각 세대로 물을 공급할 공용 관로가 얼어붙으면서 제대로 물 공급이 되지 않은 겁니다.

    [김진철(65세)/입주민]
    "일주일 전 터지고 엊그제 또 터지고…이거 살 수 있습니까? 하루 이틀도 아니고…"

    혹시 몰라 물을 틀어놓고 사비를 들여 배관을 녹이는 공사까지 했던 일부 입주민들은 며칠째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이진홍/입주민]
    "영세민이나 아니면 장애인들도 좀 계시는데, 이런 상황이 발생해도 관리사무소가 얘기만 할 뿐, 나 몰라라 식으로 해버리면 대응이 안 되는 거예요."

    코로나19로 종일 집에 있어야 하는 올겨울, 모든 것을 얼어붙게 한 불청객 한파는 집마저 불편한 공간으로 만들었습니다.

    MBC뉴스 허지희입니다.

    (영상취재: 양태욱(충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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