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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지내던 지적장애인…새벽 화마에 쓸쓸히 숨져

혼자 지내던 지적장애인…새벽 화마에 쓸쓸히 숨져
입력 2021-01-12 20:33 | 수정 2021-01-12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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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오늘 새벽 서울 동작구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서 50대 지적 장애인이 숨졌습니다.

    거동이 불편한 남성은 불이 난 집에서 미처 빠져 나오치 못한 채 변을 당했습니다.

    손하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오늘 새벽 서울 상도동의 한 아파트 2층에서 짙은 연기가 뿜어져 나옵니다.

    한 시간 만에 집 안은 모두 타버렸습니다.

    화재로 완전히 타버린 집의 창문은 산산조각났고, 아파트 복도도 천장까지 시커멓게 그을렸습니다.

    매캐한 연기가 18층짜리 아파트 전체를 덮쳤고, 주민 2명과 소방관 1명이 다쳤습니다.

    [박정자/17층 주민]
    "우리 집에 연기가 꽉 찼어요. 그래서 무서워서 현관문도 못 열고 119에 전화를 했어요."

    집 안을 수색하던 소방관은 한 남성이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소방 관계자]
    "안방 쪽에서 발견됐나봐요, 당시에. 호흡도 없고, 의식도 없어서 현장 안치했거든요."

    이 남성은 53살 김 모 씨, 심한 지적 장애가 있었습니다.

    몇 년 전부터는 뇌병변 장애까지 겹쳐 김 씨는 거동이 불편했습니다.

    [이웃 주민]
    "뇌(병변)으로 한 번 쓰러져서, 어디 나가 있다가 쓰러져서 들어왔어. 들어와서 살았어."

    아내와는 이혼하고 20대 자녀 3명도 모두 출가해 집에 혼자 있다가 불길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이웃 주민]
    "혼자 사시잖아요. 다리가 좀 불편하세요."

    일을 할 수 없었던 김 씨는 국민연금 70만원으로 생활해 왔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기초생활수급비나 장애연금은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병원에서 만난 지인에게 4년 전 매달 50만원을 받는 조건으로 자신 명의의 통장을 빌려줬고, 지인이 이 통장에 출처를 알 수 없는 4억원을 입금하면서, 지원 대상에서 빠진 겁니다.

    [주민센터 관계자]
    "본인의 의사에 따라서 그렇게 한 거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이 안타깝긴 한데… 반찬도 드리고, 휠체어도 고쳐드리고…"

    인근 주민들은 가끔 딸이 와서 김씨의 삶을 도왔지만 홀로 지내던 날이 대부분이었다고 말합니다.

    [인근 상인]
    "'혼자시네요' 뭐 이런 인사 정도…"
    (항상 혼자서?)
    "네. 소주도 사고, 막걸리도 사고, 담배도 사시고…"

    경찰과 소방당국은 합동조사를 통해 정확한 화재원인을 찾고 있습니다.

    MBC뉴스 손하늘입니다.

    (영상취재: 김백승 / 영상편집: 배우진 / 영상제공: 서울 동작소방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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