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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누명' 억울한 옥살이…"국가가 16억 배상"

'살인 누명' 억울한 옥살이…"국가가 16억 배상"
입력 2021-01-13 20:15 | 수정 2021-01-13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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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경찰의 가혹수사로 살인범 누명을 뒤집어 쓰고 10년이나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 뒤늦게 재심을 통해 무죄를 받았던 이른바 '약촌 오거리 사건'.

    법원이 국가가 이 피해자 측에 16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 하면서, 책임이 있는 경찰관과 검사 에게도 일부 금액을 직접 부담 하라고 꾸짖었습니다.

    김정인 기자가 판결내용 전해 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지난 2000년 8월, 15살 최모 군은 택시기사가 살해된 직후 누군가 뛰어가는 걸 목격했습니다.

    유일한 목격자로 경찰에 적극 협조했지만, 범인을 못 잡은 경찰은 최군을 살인범으로 몰아갔습니다.

    경찰서도 아닌 여관으로 끌려가 두들겨 맞은 최군은, 결국 시비가 벌어져 자신이 택시기사를 숨지게 했다고 거짓으로 자백했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옥살이가 10년.

    소년이 청년이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 사이 경찰이 진범을 잡고도 놓아주는 황당한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황상만/전 군산경찰서 형사반장 (오늘)]
    "영장을 청구했는데 검찰에서 이유 없이 기각을 했습니다. 사건을 덮어야만 모든 게 조용히 끝난다는 생각으로 (그랬던 게 아닌지…)"

    2010년 만기 출소한 최 씨는, 2016년에야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고, 검찰과 경찰은 그제야 놔줬던 진범을 다시 붙잡았습니다.

    [최 모 씨/'약촌오거리 살인사건' 사법 피해자 (2016년)]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는데 그 분들한테 너무 감사하고요. 지금보다 더 열심히 살겠습니다."

    법원은 "국가가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긴커녕, 무고한 시민에게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줬다"며 "최씨와 가족들에게 모두 16억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특히 담당 경찰과 검사를 꾸짖으며, 두 명이 함께 배상액의 20%를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재판부는 "당시 경찰이 최 씨를 영장없이 불법구금해 사흘간 잠도 안 재우고 폭행했다"며 "과학적이지도, 논리적이지도 않은, 위법한 수사"라고 질타했습니다.

    또 "검사가 진범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아, 진상이 장기간 은폐됐다"고 비판했습니다.

    [박준영 변호사 (최 씨 대리인)]
    "경찰 같은 경우에는 (이번 재판에서도) 여전히 최 군이 진범이라고 터무니 없는 주장을… 유감 표명은커녕 아직도 '최 군이 진범이다' '이미 지급된 형사보상금도 환수해야된다'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을…"

    뒤늦게 붙잡힌 진짜 범인은 3년 전, 징역 15년형이 확정됐습니다.

    하지만, 15살 소년을 살인범으로 만든 경찰관과 검사는, 공소시효가 끝났다는 이유로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았습니다.

    MBC뉴스 김정인입니다.

    (영상취재 : 방종혁 / 영상편집 : 이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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