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일본의 동쪽 지역과 홋카이도 등에는 올겨울 들어 2미터가 넘는 폭설이 내렸습니다.
얼마나 많이 내렸는지 제설작업을 하다가 사고로 숨진 사람만 벌써 50명이 넘습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인력 지원이 중단돼서 피해가 더 컸다고 하는데요.
도쿄에서 고현승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붕 위에 쌓여 있던 눈덩이가 줄줄이 미끄러져 바닥으로 떨어집니다.
마당에서 눈을 치우던 남성은 지붕에서 한꺼번에 쏟아진 눈사태를 가까스로 피합니다.
"(괜찮아? 전부 떨어졌어?) 전부 떨어졌다."
지붕에서 떨어진 눈은 차 유리창을 깨뜨리고 나무상자를 부술 정도로 위협적입니다.
[지바 타카히로/홋카이도과학대 교수]
"무게 4kg 눈덩이를 높이 3m 위치에서 떨어뜨릴 때 충격은 약 200kg으로, 목숨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최근 한 달 새 홋카이도에서만 이런 '낙설' 사고가 50건 넘게 발생해 9명이 숨졌습니다.
올겨울 들어 동해바다 쪽 호쿠리쿠, 토호쿠지방 등에선 예년의 6배, 최고 281cm의 기록적인 폭설이 내렸습니다.
사람 키를 훌쩍 넘을 만큼 눈이 쌓이다 보니 제설작업 중 인명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아오모리현에선 지난 12일 70대 할머니가 지붕에서 눈을 치우다 떨어져 숨졌고, 홋카이도에선 80대와 50대 부녀가 지붕에서 떨어지는 바람에 1.5미터 눈에 파묻혀 숨졌습니다.
니가타현에서도 70대 남성이 지붕에서 제설작업을 하다 콘크리트바닥에 떨어져 사망했습니다.
[사고 목격자]
"머리가 이 쪽이었습니다. 피투성이가 돼있어서 경비원과 관계자들이 모두 와서 (옮겼습니다.)"
도로에서 작업 중이던 제설기에 초등학생이 끼어 숨지는 사고도 발생했습니다.
올 겨울 들어 제설작업을 하다 숨진 사람은 마이니치신문 집계로 59명.
사망자 10명 중 8명은 65세 이상 노인입니다.
특히 올겨울엔 코로나19 탓에 피해가 더 크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인구가 적고 고령자가 많은 지방의 제설작업엔 주로 타 지역 자원봉사자들이 투입됐었는데, 이번엔 코로나19 확산 우려 탓에 지원이 중단된 곳이 많기 때문입니다.
폭설에 교통 사고가 발생하거나 도로에 고립되는 일도 빈번합니다.
오늘 낮 미야기현 고속도로에선 차량 140대가 연쇄 추돌해 1명이 숨지고 10명이 응급 이송됐습니다.
눈 피해 외에도 일본에는 지진과 태풍 등 자연재해가 많아 한해 40조 원이 넘는 예산을 쓰고 있는데, 코로나19 탓에 폭설에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도쿄에서 MBC뉴스 고현승입니다.
(영상취재 : 이장식, 김진호(도쿄) / 영상편집 : 우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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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고현승
눈에 묻히고 떨어지고…'2m 폭설'에 59명 사망
눈에 묻히고 떨어지고…'2m 폭설'에 59명 사망
입력
2021-01-19 20:39
|
수정 2021-01-19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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