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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는 암환자…온동마을의 비극

끊이지 않는 암환자…온동마을의 비극
입력 2021-01-21 20:36 | 수정 2021-01-21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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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포스코, 광양 제철소 옆에 있는 온동 마을을 뒤덮은 쇳가루의 정체를 어제 전해드렸는데, 주민들은 제철소가 생긴 뒤 마을에 암 환자가 잇따르고 있다면서 결국, 쇳가루 탓이라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포스코 측의 조치는 복지 회관을 지어주고 동네 주민들 여행 경비를 지원해 주는 거였습니다.

    조희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뿌연 연기를 뿜어내는 굴뚝들, 하역 부두에선 시커먼 철 가루가 공중에 흩날립니다.

    주민 2백여 명이 사는 이곳 온동마을에선, 앞마당에만 나서도 매일같이 보이는 풍경입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가 들어선 1987년, 마을에 이사 온 정종식 씨는 12년 뒤 암으로 아내를 잃었습니다.

    뼈에 생기는 희귀암인 골육종 진단을 받을 당시, 겨우 44살이었습니다.

    [정종식/온동마을 주민]
    "(아내가) 갑자기 이가 아프다고 해서 치과에 갔더니 큰 병원에 가보라고 해서, 가서 골육종 진단을 받았어요."

    칠십 평생을 마을에서 살아온 김소신 씨의 남편도 5년 전 암 진단을 받고 갑자기 세상과 이별해야 했습니다.

    [김소신/온동마을 주민]
    "화장실을 갔다 오면서 '아이고' 그러더라고요. '왜 그래요?' 그러니까 '내가 많이 아프네' 그래. 병원에 가니까 암이라고 하더라고요."

    1년 전 부친상을 치른 김흥주 씨는 아버지가 대체 무슨 병에 걸려 돌아가셨는지 그 영문을 아직도 모르겠다고 말합니다.

    [김흥주/온동마을 주민 아들]
    "이 피부 쪽 있잖아요. 안쪽 피부에 사방천지로 염증이 퍼져서 고생하시다가 돌아가셨죠."

    주민들은 광양제철소가 세워진 이후 2백 명뿐인 이 작은 마을에서 26명이 암이나 희귀질환으로 숨졌다고 주장합니다.

    역학 조사가 이뤄진 적이 없어 정확한 통계는 아니지만, 암이나 희귀질환으로 숨진 주민 비율은
    전국 암 환자와 비교해 3배 이상 높습니다.

    [박학수/온동마을 주민]
    "제철소가 생기기 전까지만 해도 자연사가 많았습니다. 나이 드신 분들은. 그런데 지금 현재는 거의 80~90%가 암으로 돌아가시는 상황입니다."

    실제 2013년 환경부가 온동마을을 포함해 광양제철소 주변 10km 안에 사는 주민들을 조사했더니, 몸속에 있는 납과 수은, 카드뮴 수치는 물론, 호흡기와 피부 질환에 걸린 비율도 다른 지역보다 높았습니다.

    그런데 2019년 다시 실시한 환경부 조사에선 온동마을 주민들은 제외됐습니다.

    포스코 제철소가 들어선 포항과 광양만을 대상으로 한 조사여서, 행정구역상 여수에 속하는
    온동마을은 빠진 겁니다.

    [문재동/전남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문제가 있다면 당연히 (조사)해봐야 되겠죠. 문제가 있다면. (온동마을) 인원이 많지 않기 때문에, 200명 정도는 전수 조사를 해도 무리하진 않을 것이다…"

    마을 곳곳에 쌓인 쇳가루와 원인 모를 질병에 시달리는 마을 주민들에게, 포스코는 복지회관도 지어주고, 매년 봄 가을이면 철철이 노인 관광도 시켜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마을에서 측정한 대기오염물질 수치는 한 번도 공개한 적이 없고, 암으로 숨진 주민들이 왜 많은 지에 대해선 "공식 입장이 없다"고 답변해왔습니다.

    MBC뉴스 조희원입니다.

    (영상취재: 박찬호, 최유진(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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