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제주 4.3 사건 당시, 억울하게 옥살이를 했던 생존자들에 이어서, 행방 불명됐던 수형인 들에게도 재심에서 처음으로 무죄가 선고됐습니다.
가족들의 생사도 모른 채 생 이별을 해야 했던 유족들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조인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만세! 만세!"
법원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만세를 부른 사람들.
4.3 당시 군사재판에서 내란죄 등으로 징역형을 받은 뒤 전국 각지의 형무소에 수감됐다 행방불명된 수형인 10명의 유가족들입니다.
지난달 재심 개시 결정이 내려진 지 한달 여만에 열린 첫번째 재판에서 무죄가 선고된 것입니다.
[오경화/4.3 행방불명 수형인의 아내(101세)]
"20대에 나 혼자 4.3을 만나 삼남매를 키우면서 나도 너무도 어렵고 (남편이) 너무 생각이 나도 볼 수 도 없고 말할 수도 없고."
[서영진/4.3 행방불명 수형인의 동생(87세)]
"70여년 동안 하루도 편안하지 못하게 살아왔고 덧붙여서 유족들에게는 연좌제니 뭐니 해서 아이들까지도 영향을 어떻게 많이 받았는지 몰라요."
이보다 앞서 검찰은 공소사실을 입증할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구형했고 재판부는 유족들이 고령인 점을 감안해 곧바로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유족들이 굴레를 벗고, 피고인들도 저승에서라도 오른쪽 왼쪽 따지지 않고 마음 편히 둘러앉아 정을 나누는 날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4.3 당시 군사재판을 받고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수형인은 2천 500여명.
지금까지 생존자 26명과 행방불명인 10명 등 36명이 무죄나 공소기각 판결을 받았습니다.
현재 재심을 청구한 행방불명 수형인 330명의 유족들은 재판이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문성윤/행방불명 수형인측 변호인]
"(재판부가) 그 당시 수형인들이 다 사망했음을 인정하고 재심 결정을 받아들였고, 그것에 기초해서 무죄 판결했다는데, 처음 무죄 판결했다는데 법률적인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법원의 이번 판결이 나머지 행방불명 수형인들의 재판은 물론 4.3 특별법 개정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
MBC뉴스 조인호입니다.
(영상취재: 손세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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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조인호
"생사도 몰랐던 내 남편"…70년 만에 받아낸 '무죄'
"생사도 몰랐던 내 남편"…70년 만에 받아낸 '무죄'
입력
2021-01-21 20:43
|
수정 2021-01-21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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