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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식만 기다렸는데"…멀쩡한 장미가 버려진다

"졸업식만 기다렸는데"…멀쩡한 장미가 버려진다
입력 2021-01-22 20:22 | 수정 2021-01-22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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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코로나19로 꽃이 팔리지 않아서 고통 받고 있는 화훼 농가들.

    졸업식·입학식만을 기다려 왔는데, 이 마저도 다 취소가 되면서 시름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애써 키운 멀쩡한 꽃들도 다 폐기하고 있다는데요.

    일각에선 꽃 사주기 운동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문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경기 고양시의 한 장미 농장.

    경매에 내보낼 장미를 수확하는데, 하루 작업이 단 30분도 안 돼 끝났습니다.

    수확한 장미는 두 포대, 5백 송이로 1년 전의 3분의 1 수준.

    [탁석오/장미 농장주]
    "(장미가) 밀집돼서 많이 올라와야 하는데, 지금은 많이 썰렁하잖아요… 텅텅 빈… 거의 (농장의) 70%가 휑하잖아요."

    애써 꽃을 키워봤자 팔 데가 없어, 이 농장은 아예 비닐하우스 온도를 낮춰 장미 성장 속도를 늦췄습니다.

    [탁석오/장미 농장주]
    "소비가 안 되고… 장미꽃 (경매에서) 유찰되면 그런 마이너스 요인들이 경영에 상당히 부담이 많이 됩니다. (그래서) 온도를 많이 못 주고 있는 거죠."

    농장에서 골라 수확한 장미도 다 상품이 되는 게 아닙니다.

    농가 14곳의 장미를 모아놓고 '특·상·중품'으로 골라내는 선별장.

    하루 들어오는 장미가 1만 송이 정도로 급감했는데, 예년 같으면 다 팔려나갔을 멀쩡한 꽃들이 그냥 버려집니다.

    선별 과정에서 '중품'으로 분류된 꽃들입니다.

    예년만 하더라도 경매 시장에서 잘 팔리던 꽃들인데, 지금은 폐기처분되고 있습니다.

    가격도 뚝 떨어져, 작년 마지막주 경매가는 10송이에 9천1백원 정도.

    1년 전의 73%밖에 안 됩니다.

    [유재옥/선별장 작업 반장]
    "잘 팔릴 때에는 중품도 팔리지만, 지금처럼 (특품·상품) 가격도 싸니까… (중품은) 나가도 팔리지 않고 유찰도 되고 그러니까…"

    코로나 장기화로, 올해 졸업·입학식 등이 줄줄이 취소되고, 밸런타인데이마저 설 연휴에 껴, 꽃 특수가 완전히 실종된 상황.

    매년 4월 열리는 고양국제꽃박람회도 2년째 취소되면서, 일년을 버텨왔던 고양시꽃집연합 회원사 30곳 중 15곳은 최근 폐업했습니다.

    [강진성/꽃집 사장]
    "졸업 시즌을 기대를 한 부분이… 타격이 너무 큰 거죠… 집안 행사 자체가 아예 없다 보니까… 부수입적인 부분인데, 그것까지 없어지니까 완전히 고사죠."

    위기의 화훼농가를 돕자는 움직임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고양시는 다음 달 드라이브스루 꽃 매장을 열 계획이고, 충남도청과 경남교육청 등은 각종 행사에 꽃을 주문하고 직원들에게 꽃을 나눠주는 등 전국에서 착한 꽃소비 운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문현입니다.

    (영상취재: 이준하, 김우람 / 영상편집: 양홍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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