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드맨 ▶
코로나19 국내 첫 확진자가 나온 지 이번 주로 꼭 1년입니다.
지난 1년, 모두가 힘든 시기를 보냈습니다.
그중에서도 사회의 문을 갓 두드리기 시작한 청년들은 더 박탈감을 느꼈을 겁니다.
스스로를 '코로나 세대'로 부르는 청년들.
무엇이 가장 시급한 문제이며,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까요?
저희 로드맨은 이번주부터 연속기획 '코로나 시대의 K청년' 이어갑니다.
먼저, 사회에 첫발을 떼기도 전에 돈 문제로 한계에 내몰린 청년들을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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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찾아간 곳은 서울 신림동
돈 문제로 고민인 청년을 찾기 위해…
"안녕하세요. 돈 문제로 고민하는 청년들을 찾고 있습니다."
"인터뷰해주실 분 찾고 있습니다."
[고민성/32세]
"짧게 얘기해도 돼요? 추워 보이셔서."
(아, 추워 보여서 오신 거예요?)
"네. 빨리 하고 가시라고."
[로드맨]
"돈 빌리기도 어렵고, 막상 빌려도 힘들고, 이런 상황들 들어보고 있는데."
[고민성/32세]
"일단 진입 장벽이 너무 높은 것 같아요. 저도 일단은 햇살론이나 이런 걸 받은 이력이 있으니까 1금융권에서는 대출이 안 되는 거죠."
[로드맨]
"돈이 필요하니까 물어보셨을 거 아니에요, 대출을?"
[고민성/32세]
"대학 생활하면 부모님께 손 벌리기 그러니까 주거비용, 생활비를 감당하려면, 고금리 대출을 빌리게 되면 신용 등급이 떨어지거나 점수가 하락하기 때문에 계속 그 악의 굴레에서 나오지 못하는 것 같더라고요."
자리를 옮겨 서울대입구역으로
오랜 기다림 끝에 고맙게 다가와 준 20대 커플
[신예린/25세]
"이사를 해야 하다 보니까 생각을 해봤는데 너무 대출이라는 벽이 크게 느껴질 때가 많은 것 같아요."
(아무래도 주거비가 많이 부담이 되죠?)
"네. 더 많이 오르고 있는 것 같아요."
[유두호/25세]
"아르바이트도 지금 코로나 때문에 더 힘들어졌죠. 일단 자산이 없지만 일단 저는 책이라도 보는 편이에요"
(그러나 현실은?)
"시궁창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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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로는 그나마 빌린 돈도 제때 갚지 못하는 청년들마저 늘고 있습니다.
이곳은 신용회복위원회입니다.
빚을 감당하기 어려운 분들이 주로 찾는 곳이라고 하는데요.
채무조정을 상담하고 지원하는 신용회복위원회
[상담 중인 청년]
(정부 지원금은 얼마쯤 들어오세요?)
"다 해서 69만 원이요."
(임대주택 들어갔어요?)
"투룸. 반지하 투룸이에요."
줄지어 상담을 기다리는 청년들
[정 모 씨/33세]
(빚을 얼마나 지고 계시기에?)
"1,400만 원 정도 있어서."
(빚을 못 갚고 계신 이유가 있을까요?)
"취업이 안 되다 보니까 생계급여를 조금씩, 조금씩 받고 있어도 대출금으로 주다 보면 돈이 없어서."
(연체가 됐군요.)
"네. 진짜 돈이 없어서 죽느니 차라리 돈을 빌려서 그나마 조금 천천히 갚아가면서 갚는 것이 차라리."
[29세 청년]
"코로나 전에는 부업을 하면서 빚을 갚아 나갔는데, 코로나 때문에 이제 부업이 없어지다 보니까 이제 감당하기가 힘들어져서."
[김철수(가명)]
"생활비가 좀 필요해서 대출을 좀 알아봤는데."
(여기도 막히면 어떻게 되나요?)
"그러면 이제 사금융으로 넘어가야 하는 상황까지도 갈 수가 있는 거죠."
(사채 쓴다는 그 말씀이시잖아요?)
"네. 그런 경우들을 종종 봐요."
(뾰족한 방법이 참…)
"대학생들이 대출받아서 무슨 도박을 하겠어요? 쓰는 게 거의 대부분 생활비하고 학자금인데 그게 쉽지가 않은 상황인 거죠."
신용회복위원회 찾는 4명 중 1명, 2030세대
[정종식/신용회복위원회 서울중앙지부]
"아무래도 이제 직장, 안정된 직장이 없고 하다 보니까 고금리 채무를 쓸 수밖에 없지 않나."
◀ 팩트맨 ▶
'청년실신' 이란 말 들어보셨습니까?
청년들 졸업하면, 대부분 실업자 아니면 신용불량자라는 신조어입니다.
사회생활 시작하기도 전에, 그러니까 신용이 생기기도 전에 신용불량이 된다는 거죠.
일단 돈 빌리기가 어렵습니다.
지난해 상반기, 저축은행 마이너스 통장 이용자의 57%가 20대였는데요. (장혜영 의원실)
1금융권에서 돈을 못 빌리는 청년들이 2금융권으로 몰렸다는 분석입니다.
그러다 보니 2030세대 가구주의 평균 부채가 1년 새 12% 넘게 늘었는데요.
증가율이 윗세대의 두 배가 넘습니다. (통계청)
이게 다 주식 투자 열풍 탓일까요?
대부분 청년들은 주식은 언감생심, 생계조차 해결하지 못해 돈을 빌리고, 또 빌린 돈을 못 갚아서 허덕이고 있습니다.
학자금 대출을 연체한 사람만 해도 보통 연간 8천 명 수준이었는데요.
지난해는 상반기에만 1만 명이 훌쩍 넘었습니다. (유경준 의원실)
기성세대들은 '돈 빌릴 생각 말고 열심히 일해서 모아라' 라고 말할 수도 있겠는데요.
그럴 수 없는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 로드맨 ▶
방역업체 아르바이트 채용 면접장에 간 로드맨
[지원자1/21세]
(자격증 다섯 개 갖고 있어요?)
"네."
(중국어도 한다고?)
"네."
[지원자2]
"여유롭게 50분 정도?"
(11시에 끝나면 집에 가는 교통편은 문제없나요?)
"네, 문제없어요."
[지원자3/31세]
(회사 퇴사 언제 했어요?)
"다니고 있어요."
(6시에 퇴근하고서 이리로 건너온다고 말씀하셨던 건가?)
"네, 맞습니다."
[지원자4]
(몸 상태는 건강해요?)
"저는 상하차 해서."
(요즘 물류에서 진짜 많이 일하네.)
"거기 밖에 없으니까요."
줄지어 들어오는 지원자들
[김종철/A방역회사 대표]
(오늘 몇 명 뽑으시는 거였죠?)
"한 2명에서 5명 정도를 생각 중인데요."
(지원자는 몇 명입니까?)
"지원자는 지금 300명이 좀 넘었어요."
(2명을 뽑는데 300명이 왔다고요?)
"저도 놀랐어요, 사실. 이렇게 많이 올 줄은."
자영업이 줄줄이 문을 닫거나 아르바이트를 줄이면서, 취업은 커녕 단순노동 일용직까지 하늘의 별 따기가 된 겁니다.
이곳은 방역 현장인데요.
이곳에 일하러 온 청년들 만나보겠습니다.
[로드맨]
"안녕하세요? 땀이 잔뜩 묻었어요."
[김장원/25세]
"긴 팔에다가 방역복까지 입으니까."
[로드맨]
"이 일을 하시게 된 계기를 좀 여쭤봐도 될까요?"
[김장원/25세]
"지금 코로나 터지고 (방역 외에)다른 일자리는 거의 없더라고요."
[로드맨]
"그러면 졸업하고 계획이 어떤지?'
[김장원/25세]
"졸업하면 참담하죠. 알바 자리도 그렇고 취업도 그렇고 불러 주는 데가 없으니까요."
[신윤서]
"전공이 무용과인데 많은 학원들이 닫으면서 다들 쉬고 있어요, 거의."
[로드맨]
"그러면 아르바이트를 지금까지 몇 개 정도 해보셨습니까?"
[신윤서]
"물류센터나 판촉 행사, 길거리 설문조사도 해봤고요. 곰 인형 이런 것도 해봤고."
[로드맨]
"꿈이 있습니까?"
[신윤서]
"지금 무용하는 것도 너무 재미있고 계속하고 싶은데 사실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어요. 제가 계속할 수 있을지… 너무 우울하네요."
청년층 체감 실업률 - 2019년 : 20.8% → 2020년 : 26.0%
이렇게 꿈은 고사하고, 생계비 마련조차 어려워진 청년들은 어디로 내몰리게 될까요?
연속기획 코로나 시대의 'K-청년'.
2편에서는 우리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 좀 더 자세히 뜯어보겠습니다.
로드맨이었습니다.
(영상취재: 김두영 / 영상편집: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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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염규현, 남형석
[로드맨] 코로나 시대의 'K청년' 1편 - 청년실신
[로드맨] 코로나 시대의 'K청년' 1편 - 청년실신
입력
2021-01-23 20:30
|
수정 2021-01-23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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