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코로나19의 유행이 장기화되면서 정도는 다르겠지만 '우울함'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코로나 블루'라고도 불리는 이 신종 우울감을 특히 여성들이 더 많이 겪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 중에서도 가사나 돌봄의 부담이 집중되는 여성들이 특히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조희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6년차 가정주부 홍 모씨.
어린이집이 문을 닫는 바람에 두 아이를 돌보느라 지친 다음부턴 우울하고 잠을 못자는 증세를 겪었습니다.
[홍 모 씨/가정주부]
"2주를 계속 병원을 왔다갔다 했는데… 잠을 못잔다. 새벽에도 두세 번씩 깨고, 신경을 안정시킬 수 있는 제일 약한 약을 먹어보자"
불면증은 감염에 대한 공포로 이어졌습니다.
[홍 모 씨/가정주부]
"제가 가는 곳에 확진자가 다녀갔는지 제가 접촉을 했을 거 같으면 미리 검사를 받아볼텐데 항상 조마조마하면서 다니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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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염희정씨도 감염될까봐 늘 불안합니다.
[염희정/콜센터 상담사]
"많은 사람하고 접촉해서 출근하는 것도 감염되는 거 아닐까 불안하고. 사업장에 나와서 일을 해도 사업장이 워낙 다닥다닥 붙어있으니까"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조사 결과, 코로나19로 우울과 불안을 겪는다는 비율이 응답자의 40%를 넘었습니다.
남성의 경우 3명 중 1명(34%), 여성은 절반(50%)이 우울증을 겪었다고 답해 여성들이 정신적 고통을 겪는 비율이 더 높았습니다.
전업주부나 일하는 엄마나 보육 시설이나 학교 운영이 중단되면서 돌봄 노동이 늘고 있는 상황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김현수/서울시 코비드19심리지원단장]
"(코로나19로) '친정 엄마 못 온다', '시어머니 못 온다' 그동안의 육아를 지원해주던 시스템이 붕괴된 거잖아요. 공적 돌봄 지원 체계를 다시 설계해야 된다(는 겁니다)."
또 여성의 일자리가 지난 한 해 13만7천개나 줄어 8만2천개가 줄어든 남성에 비해 훨씬 감소폭 큰 것도 여성들의 우울감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염희정/콜센터 상담사]
"감염 안 되도록 신경써야 하고 나때문에 식구들이 아프면 안 되고, 혹시라도 코로나 핑계로 회사에서 잘리진 않을까 이런 걱정도 해야 되는 상황인 거죠."
UN도 작년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가 돌봄노동 전담과 일자리 문제 등 여성들이 겪는 기존의 불평등을 악화시킨다며 이를 완화하기 위한 정책 대응이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MBC뉴스 조희형입니다.
(영상취재: 남현택, 최인규 / 영상편집: 김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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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조희형
'돌봄 노동·고용 불안'…코로나 우울, 여성이 더 심각
'돌봄 노동·고용 불안'…코로나 우울, 여성이 더 심각
입력
2021-01-26 20:35
|
수정 2021-01-26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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