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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이 흘렀지만…"당신을 잊지 않습니다"

20년이 흘렀지만…"당신을 잊지 않습니다"
입력 2021-01-26 20:38 | 수정 2021-01-26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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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려다 숨진 고 이수현씨의 20주년 추모식이 한국과 일본에서 열렸습니다.

    20년이 흘렀지만 일본에서는 여전히 그의 숭고한 뜻을 기억하고 이어 나가는 이들이 있습니다.

    도쿄 고현승 특파원이 만나봤습니다.

    ◀ 리포트 ▶

    도쿄에서 사람이 가장 많이 오가는 JR철도선 앞에 한국인과 일본인이 함께 고개를 숙였습니다.

    20년 전 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려다 숨진 의사 고 이수현씨를 추모하는 자리입니다.

    20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고 이수현씨를 기억하고 기리는 사람들은 오늘 다시 이렇게 그의 추모비 앞에 꽃을 들고 찾아왔습니다.

    코로나19 탓에 추도식은 참석이 제한됐지만, 참석자들은 모두 그가 바라는 세상을 마음에 되새겼습니다.

    20년이 지났지만 일본인들은 그의 의로운 행동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도 100명이 넘는 일본인들이 매년 1억원의 성금을 보내고 있고, 이렇게 만들어진 장학금은 18개국 1천 여명의 유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오승훈/LSH아시아장학금 수혜자]
    "한명의 후배로서 선배님 이름이 부끄럽지 않도록 일본에서도 한국에서도 열심히 활약할 수 있는 학생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씨가 공부하던 일본어학교 마당에는 추모 공원이 만들어졌고, 고향에서 가져온 동백나무는 올해도 꽃을 피웠습니다.

    [아라이 도키요시/아카몬카이 일본어학교 이사장]
    "처음에는 1미터 정도 크기였는데, 20년이 지나서 이렇게 커졌습니다."

    이씨는 이곳에서 사람과 사람을 잇는, 한국과 일본의 가교가 되겠단 꿈을 키웠습니다.

    "일본도 한국을 모르고, 한국도 일본을 모르는 가운데에 자신이 다리를 놓는 역할을 하고싶다고 했었습니다."

    그러나 꽃은 여러번 피어도 그 꿈은 아직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이토 세츠코/신오쿠보상점가 진흥조합 이사장]
    (한일 관계가 나쁘죠.)
    "그렇습니다. 수현 씨가 가장 슬퍼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무엇이든 하고 싶습니다."

    그의 고향 부산에서도 비가 내리는 가운데 이씨를 추모하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이씨의 어머니는 아들의 바람대로 한일 관계가 다시 회복되는 날을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신윤찬/고 이수현 씨 어머니]
    "추운 겨울이 지나면 꽃이 피는 봄이 오듯이 머지않아 평화로운 날이 오겠죠. 밝은 모습으로 만날 수 있는 날을 고대합니다."

    희생을 통해 그가 남긴 뜻은 여전히 풀지못한 숙제로 남아있습니다.

    도쿄에서 MBC뉴스 고현승입니다.

    (영상취재: 이장식, 김진호(도쿄) / 영상편집: 김창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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