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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M] '빌딩형 구치소' 감염에 취약?…직접 들어가보니

[집중취재M] '빌딩형 구치소' 감염에 취약?…직접 들어가보니
입력 2021-01-26 20:51 | 수정 2021-01-26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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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수용자의 무려 절반, 천2백여 명이 확진된 서울 동부구치소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

    작년 11월 27일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두 달이 지나면서 안정세로 접어들긴 했지만

    집단생활을 할 수밖에 없는 구치소, 특히 새로 지어진 최신 빌딩형 구조가 화를 키웠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저희 취재진이 '빌딩형 구치소' 한곳을 찾아가 봤더니 감염에 취약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들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도대체 어떤 점이 코로나19 확산을 키웠고, 대책은 없는건지, 이재욱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큰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아파트 단지나 주택가와 마주 보는 'ㅁ'자 모양의 독특한 건물 두 채.

    지난 1996년 세워진 우리나라 최초의 빌딩형 교정시설, 경기도 수원구치소입니다.

    방문 전날, 취재진도 모두 선별진료소를 찾아 PCR 검사를 받아야 했습니다.

    동부구치소 집단감염 이후 수용시설의 방역조치가 한층 강화됐기 때문입니다.

    9층이나 되는 건물이다 보니 거의 엘리베이터를 이용합니다.

    아무래도 계단보다는 좁고 밀폐된 시설이라 감염에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서울 동부구치소 등 빌딩형 시설 모두 이런 사정은 비슷합니다.

    수원구치소 안의 엘리베이터입니다.

    이 비좁은 엘리베이터를 포함해 6개의 엘리베이터가 직원과 수용자가 이동할 수 있는 통로의 전부입니다.

    철문이 굳게 닫힌 수용동 입구.

    신입 수용자들이 머무는 공간은 철창 위에 비닐막까지 씌워 공기 흐름을 차단합니다.

    코로나19 감염 사실을 모른 채 들어온 사람을 우려한 조치입니다.

    교도관들도 머리부터 발끝까지 하얀색 레벨디 방호복을 뒤집어썼습니다.

    방역 지침상 취재진도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반면 기존 수용자들이 생활하는 공간은 접근이 가능했습니다.

    복도를 따라 길게 늘어선 철창과 철문들.

    정원 6명인 이 방에선 정원의 2배 가까운 10명이 생활합니다.

    방 넓이는 15제곱미터, 정원을 지키면 1인당 2.5제곱미터를 쓸 수 있지만,

    4명을 초과 수용한 탓에 1인당 1.5제곱미터, 1명에게 반 평도 안 되는 공간만 주어집니다.

    수용률 120%, 전국 53개 교정시설 중 최고 수준의 과밀상태로 방에 사람을 구겨넣다 보니, 물과 휴지 등 생필품은 복도에 쌓아놨습니다.

    이러다 코로나19 의심환자라도 나오면 곧장 격리해야 하지만, 독방도 턱없이 부족합니다.

    신입 수용자들은 2주간 격리부터 해야 하는데, 밀려 드는 입소자들로 심할 때는 무려 다섯 사람이 한 방에서 '격리 아닌 격리'를 합니다.

    [이밝음/수원구치소 교감]
    "우리가 방역을 위해서 최대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그러한(동부구치소) 사태가 우리 수원구치소에도 발생할 것에 대해서 많이 염려하고 있습니다."

    운동하는 공간도 살펴봤습니다.

    건물 가운데의 정원이나 옥상 체육 공간은 바깥 공기를 느낄 수 있도록 개방돼 있습니다.

    하지만 이걸로는 모자라 실내 운동실도 함께 운영할 수밖에 없습니다.

    집단감염이 발생한 동부구치소는 옥상이나 야외 운동시설이 전혀 없습니다.

    야외 운동장이 기본이었던 예전 구치소들과는 설계부터 다른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수원구치소는 'ㅁ'자, 동부구치소는 'ㅌ'자 형태로, 공기의 흐름이 건물 안팎으로 원활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입되면 언제든 제2의 동부구치소 신세가 될 우려가 커, 외부와의 불필요한 접촉을 차단하는 게 그나마 최선의 대안입니다.

    [윤대하/수원구치소 보안과장]
    "저희들은 현재 직원들이 퇴근 후에 외출금지 상태입니다. 직원은 1주일에 한 번씩 PCR 검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수용자 중에서도 배식이나 청소하는 수용자에 대해서는 2주일에 한 번씩 PCR 검사를 하고 있습니다."

    수용자의 과밀화를 근본적으로 해소하려면 당연히 교정 시설을 더 지어야 합니다.

    하지만 범죄자를 위해 혈세를 쓴다, 우리 동네는 안 된다, 이런 거부감 때문에, 마땅한 부지를 찾기조차 어렵습니다.

    결국, 좁은 땅에 많이 수용할 수 있게, 빌딩형 최신 시설을 지었지만, 구조상 감염병에 취약한 데다, 그 시설조차 과밀 수용되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습니다.

    [강성준/천주교인권위원회 활동가]
    "수용자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여전합니다. 무엇보다도 수용자가 되면 (동등한) 시민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당시 '교정시설 과밀화를 단계적으로 해소하겠다'고 했지만,

    임기 말 터진 구치소 집단감염으로, 약속을 못 지킨 결과마저 드러났습니다.

    MBC뉴스 이재욱입니다.

    (영상취재: 서두범 / 영상편집: 김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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