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잡동 사니로 가득 찬 집에 세 자매가 방치돼 있다 구청 직원에게 발견 됐습니다.
경찰은 어머니를 방임 혐의로 입건하고 어린 딸들을 분리 조치 했는데요,
결국, 가정 불화가 문제였습니다.
먼저, 남효정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지난 12일, 서울의 한 다세대 주택.
내부는 잡동사니로 발 디딜 틈이 없었습니다.
천장까지 쌓여있는 옷더미와 인형, 가방, 온갖 물건이 한순간에 무너져내릴 것 같은 상황이었습니다.
[구청 관계자]
"거실이 무슨 산 속에 길이 난 것처럼 돼있더라고요. 쌓아놓은 게 키보다 높으니까 이게 쓰러지게 될 경우 아이들 안전도 문제가 있고…"
40대 베트남인 어머니와 한국인 아버지, 고3과 8살, 5살인 세 자매가 사는 집.
현장을 방문한 구청 측은 아동학대 의심 사례로 경찰에 신고했고, 이틀 뒤 큰 딸을 제외한 어린 두 자매는 보호 시설로 옮겨졌습니다.
이 집을 찾아가 봤습니다.
구청 측이 이미 트럭 1개 분량의 짐을 치웠는데도 여전히 물건이 구석구석 가득합니다.
[큰 딸]
"지금은 좀 치웠어요. (물건 모으는건) 엄마 습관인 것같아요. 옷도 사고 화분도 사와요."
문제는 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가득 쌓인 물건더미만이 아니었습니다.
아이들 아버지는 부인은 물론, 부인이 베트남에서 데려온 큰 딸에게 폭언과 폭력적인 행동을 했다고 합니다.
[큰 딸]
"<새아빠가 엄마 때리는 거 본 적 있어요?> 네. <언제 때렸어요?> 저 여기(한국에) 와서 여러 번. '이렇게 살면 안 된다'고 화내고 좀 때렸어요. 아빠가 막 화내고 물건 던졌다가 저 다치게 해서…"
아이들 어머니는 남편과 불화로 물건 쌓기에 더 집착하게 됐다고 합니다.
[어머니]
"(남편이) 술 먹고. 돈 한 푼 안 줘. '음식해'(해서 주면) 음식이 안 맛있어. (그러면) 물건을 던져. 행복 없어."
코로나로 어머니가 다니던 공장이 문을 닫아 어머니가 집에만 있게 되면서 상황은 더 나빠졌다고 합니다.
[이웃 주민]
"징글징글하게 싸워요. 다 때려 부수는 소리 나고…"
[이웃 주민]
"(아저씨가) 뭘 던지고 소리지르는 건 봤어요. 아줌마가 대성통곡을 하니까, 애기들도 막 울었다가…"
아이들 어머니를 아동 방임 학대 혐의로 입건한 경찰은 추가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MBC뉴스 남효정입니다.
(영상취재: 전승현 / 영상편집: 위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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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남효정
[단독] '잡동사니 더미'에 방치된 아이들…무슨 일이?
[단독] '잡동사니 더미'에 방치된 아이들…무슨 일이?
입력
2021-01-27 20:29
|
수정 2021-01-27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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