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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아빠가 폭행"…3년 전부터 학대 신고 있었지만

[단독] "아빠가 폭행"…3년 전부터 학대 신고 있었지만
입력 2021-01-27 20:31 | 수정 2021-01-27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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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그런데 이 가정이 이렇게 벼랑 끝에 서게 된 건 어머니도 어머니이지만 아버지의 잘못이 크다는 걸 다수가 증언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번에 어머니만 방임으로 입건되고 분리조치됐다면 아이들은 누구의 품으로 가게 되는 건지, 강나림 기자가 이어서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작년 6월, 서울 도봉구의 다문화센터 직원은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큰 딸의 얼굴에서 상처를 발견했습니다.

    부모의 싸움을 말리다가 아버지가 집어던진 양동이에 맞은 겁니다.

    [큰 딸]
    "'화내지 마, 하지 마세요' 했는데, 아빠 화내고, 물건 던졌다가 저 다치게 해서…"

    아버지의 학대는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이미 3년 전에도 다문화센터측이 아버지가 큰 딸에게 폭언을 했다며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신고했습니다.

    이듬해 7월에는 아버지가 역시 큰 딸의 머리를 밀쳤다는 내용으로 경찰에 신고를 했습니다.

    [큰 딸]
    "경찰 아저씨들 오고 아버지가 막 화냈어요. '왜 신고하냐'고 계속 저한테…"

    하지만 두 차례 아동 학대 신고에도 아버지는 경찰에 입건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남편이 생계를 책임지고 있다보니 부인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경찰 관계자]
    "부인한테 시설 분리와 사건 처리 부분에 대해서 얘기를 했는데, (부인과 큰 딸) 둘 다 원하지 않은 거죠."

    작년 8월, 네 번째 아동 학대 의심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이번에는 큰 딸이 아니라 어린 두 자매들에 대한 정서적 학대가 의심된다며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신고했습니다.

    이 때는 부부가 모두 입건돼 한 달짜리 부모 교육을 이수했지만 달라진 건 없었습니다.

    [다문화센터 직원]
    "센터에 권고력도 없고 강제력도 없다보니까 한계가 있더라고요."

    아버지는 지금도 가정 폭력은 없었다고 부인하고 있습니다.

    [아버지]
    "(아동 학대나 가정 폭력) 전혀 없습니다, 아니 전혀 그런 거 없습니다. 애들도 뭐 다 엄마아빠 좋아하는데…"

    하지만 어린 자매는 "시설로 가겠냐"는 질문에 "그러겠다"며 부모와 떨어지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습니다.

    [구청 관계자]
    "(아이들이) 예상 외로 (시설에) 가고 싶다고 얘기를 했답니다. 아이들이 안 떨어지려고 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엄마하고 작별 인사도 안 하고 곧바로 그냥 가버리더고요."

    베트남인 어머니는 최근 병원에서 잡동사니를 모으는 '저장 강박증'뿐 아니라 환각 등 이상행동을 보이는 조현병 의심 소견까지 진단 받았습니다.

    다른 아동 학대 사건처럼 이번에도 예방적 조치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

    경찰은 취재가 시작되고 나서야 뒤늦게 아버지에 대해서도 형사 처벌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강나림입니다.

    (영상취재: 김태효 / 영상편집: 김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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