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주식으로 돈 벌었다는 주변 사람들 때문에 또 왠지 주식 안 하면 손해 보는 거 같다고 말하는 지인들 때문에 이제는 예금, 적금, 펀드보다 무조건 주식이라는 인식이 파다한데요.
그 열기가 어느 정도이고 이 현상이 얼마나 위험한지 서유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사회복무요원으로 일하는 임성원 씨는 지난해 군인적금을 깨고, 주식 투자를 시작했습니다.
군인적금 금리는 연 5%.
시중에선 볼 수 없는 파격적인 고금리이지만, 주식 수익률에 비할 바가 아니었습니다.
[임성원/사회복무요원]
"(주식 수익률이) 평균 40% 정도… 자산을 굴릴 수 있는 방법은 주식이 가장 큰 것 같아요."
군 장병에게 목돈 마련의 기회를 주기 위해 정부 지원으로 만든 군인적금은, 지난해 4분기에 사상 처음으로 가입자 수와 금액 모두가 줄었습니다.
[임성원/사회복무요원]
"통장에 넣어 둔 돈이 있었는데 지금은 다 증권사 계좌에 넣어놨고, 이제 조금 남은 적금도 그냥 빼고 주식 예수금에 넣을까…"
직장인 경세준 씨도 3년째 붓던 적금을 깨서 지난해 동학개미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경세준/직장인]
"적금을 다 해지하고 전부 다 주식에 (투자)하고 있죠. 지금 (투자 금액이) 한 3천만 원 정도… 저축의 의미로 하고 있는 거죠. 적금은 아마 평생 안 들지 않을까…"
지난 한해 시중 5대 은행 예금, 적금에서 빠져나간 돈만 12조 원.
코로나로 인한 최저 금리에 주식 활황까지 겹치면서, 이 중 상당액이 증시로 옮겨간 것으로 추정됩니다.
[김수현/주식 투자자]
"이런 상황에서 은행에 돈을 넣어두면 물가상승률보다 오히려 금리가 낮아버리니까 돈을 거의 잃는 거나 마찬가지잖아요. 적금 들 듯이 우량주 삼성전자라든가 이런 주식들을 조금씩 사서…"
펀드도 시들합니다.
높은 수익률로 인기였던 사모펀드는 잇따른 환매중단 사태로 불신이 커지면서, 재작년 말 24조 원 가까웠던 개인 투자액이 1년 만에 6조 원 넘게 줄었습니다.
적립식 펀드를 비롯한 공모펀드의 개인 판매 잔액 역시 2조 7천억 원 넘게 줄었습니다.
대신 늘어난 건 증시 대기 자금인 고객예탁금.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 대신 직접 주식 투자에 나선 이들이 많아진 겁니다.
[김재돈/주식 투자자]
"펀드 같은 경우에는 어쨌든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가 있잖아요. 그리고 유튜브나 (이런 걸 통해서) 찾아볼 수 있는 (주식)정보도 엄청 방대하고, 자기만의 로직(논리)을 만들어서 투자하는 사람도 많고… 굳이 안 맡기는 것 같더라고요."
올 들어 개인이 사들인 주식은 24조 원 어치.
작년 한 해 동안 매입한 규모의 37% 이상을 올해 한 달도 안 돼 사들인 겁니다.
금융권에선 개인 자금이 과도하게 주식으로 쏠리고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황세운/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조정이 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요. 실물 경기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주식시장이) 붕괴 되는 쪽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오히려 더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주가와 실물경기 간 괴리가 이미 상당히 커져 있다며, 특히 빚을 내서 투자하는 빚투의 경우 결과가 안 좋은 경우가 흔한 만큼 자제가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서유정입니다.
(영상취재: 나준영, 이준하, 전승현, 독고명 / 영상편집: 김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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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서유정
"손해 보는 것 같아서"…예적금 다 빼서 '주식'
"손해 보는 것 같아서"…예적금 다 빼서 '주식'
입력
2021-01-28 20:24
|
수정 2021-01-28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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