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제보는 MBC입니다.
얼마 전, 서울대병원의 승강기가 갑자기 멈추면서 탑승객들이 30분 동안 갇혀 버렸습니다.
24인승인 이 승강기에는 당시 시신 한 구와 유족들, 이렇게 열 명 남짓 타고 있었고 이 30분 동안 극심한 공포와 호흡 곤란을 호소했는데요.
병원 측은 승강기 업체를 탓하고 이 업체는 한쪽으로 몰려 탔다면서 탑승자를 탓하고 있습니다.
김건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7일 밤, 서울대학교 병원 본관 11층.
엘리베이터 안으로 시신 한 구가 옮겨집니다.
장례지도사의 안내로 유족 10명도 뒤따랐습니다.
그런데 잠시 뒤 화면이 덜컹거리더니 승강기가 이내 멈춰버립니다.
조금 전 숨진 고인 옆에 다닥다닥 붙어 선 채 꼼짝없이 갇힌 유가족.
답답함과 불안감이 몰려옵니다.
7분 뒤 쯤부터는 물을 마시고 운구대에 기대 부채질을 해 봅니다.
할머니는 바닥에 주저앉고 한 남성은 벽을 짚고 괴로워합니다.
[사고 피해자 A]
"공기가 너무 부족하니까…눈이 돌아서 넘어갔을 상황이었어요. 저희 조카는 폐소공포증이 있어서 숨도 못 쉬는 상황이 오고…"
결국 이들은 22분만에 소방 대원들에 의해서 구조됐습니다.
유가족들은 극심한 공포까지 느꼈지만 사과 한 마디 듣지 못했다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사고 피해자 B]
"어떠한 답변도 없는 거예요. '담당자가 없다, 연결 중이다, 어디 갔다'. 계속 서로 책임을 회피하더라고요."
서울대병원 측은 엘리베이터 업체에 책임이 있다는 입장.
[서울대학교병원 관계자]
"유지보수뿐 아니라 보상에 관한 건 다 그쪽(승강기 업체)에 위임을 했기 때문에…"
엘리베이터 업체 오티스는 기술적인 문제가 없었고, 피해 보상도 어렵다고 못박았습니다.
승객들 탓이라는 겁니다.
[오티스 관계자/유족과 통화녹음, 지난 26일]
"편하중(한 쪽으로 무게가 몰리는 현상)이 되니까 그 (정지) 스위치가 동작을 했다. 엘리베이터는 이상이 없다."
업체 측은 취재진에겐 사고 원인조차 못 밝히겠다고 했다가
[오티스 관계자]
"(취재에) 대응하는 건 어려울 것 같아요. 어렵습니다."
뒤늦게 입장문을 통해 '안전장치'가 작동해 멈췄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24명이 탈 수 있는 엘리베이터가 이렇게 갑자기 멈춰서는 일은 거의 없다고 합니다.
[황수철/한국승강기대학교 교수]
"사람 몰려있다고 멈추면 그 엘리베이터는 엘리베이터가 아니죠. 어마어마하게 큰 걸 놓은 것도 아니고. 그걸 한쪽으로 치우쳤다, 그건 말이 안돼요."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은 긴급 점검에 착수했습니다.
MBC뉴스 김건휘입니다.
(영상취재: 이상용 / 영상편집: 신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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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김건휘
[제보는 MBC] "공포의 22분"…시신 옮기다 멈춘 승강기
[제보는 MBC] "공포의 22분"…시신 옮기다 멈춘 승강기
입력
2021-01-28 20:27
|
수정 2021-01-28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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