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80대의 노동자가 건설 자재를 분쇄하는 기계를 청소하다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숨졌습니다.
청소를 마치고 빠져나오는 중이었는데 누군가 이 컨베이어 벨트를 작동시켜 버린 겁니다.
이런 사고에 대비한 안전장치는 없었습니다.
손하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폭 1m가 넘는 대형 컨베이어 벨트 앞에 한 남성이 쓰러져 있습니다.
그 밑엔 건설 자재들이 분쇄된 흙가루가 보입니다.
콘크리트 폐기물을 재활용할 수 있게 잘게 부수는 기계를 청소하던 83살 노동자 이 모 씨가 벨트와 구조물 사이에 끼이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인천 서부소방서 관계자]
"신고는 벨트에 끼였다고 해서 나갔는데, 의식 없고 무호흡이고…"
이 씨는 머리와 목을 크게 다쳤고 결국 숨졌습니다.
폐기물 화물차가 쉴새 없이 오가던 이곳은 사고 직후 작업이 중단돼 굳게 닫혀있습니다.
일용직인 이 씨는 다른 동료와 함께 2인 1조로 10m 높이의 벨트에서 기계를 청소하던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청소를 마치고 빠져나오려던 찰나 갑자기 벨트가 작동했습니다.
동료는 벨트 바깥으로 넘어져 찰과상만 입었지만, 이 씨는 벨트 위로 넘어져 몸이 빨려 들어갔습니다.
[사고 업체 관계자]
"그분들은 용역이실 건데, 외부 용역이세요. 갑작스럽게 그렇게 되신 거예요."
경찰은 업체 중앙관제실에서 기계를 잘못 작동해 참사가 벌어진 것으로 파악하고 조사하고 있습니다.
[김미숙/고 김용균 노동자 어머니]
"(사람이 있으면) 안전 센서같은 게 있어서 작동을 멈출 수 있게끔 되어야 하는데, (조작을) 실수라도 하면 죽을 수밖에 없다는 것은 우리 사회의 안전불감증 때문에 일어난 사고라고…"
숨진 이 씨는 지난해 9월까지 청소용역업체에서 일을 하다가, 교통사고로 몸을 다쳐 재활 치료를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고가 난 어제는 83살의 고령에도 다시 일을 하겠다며 일용직 형태로 현장에 복귀한 지 고작 사흘 만이었습니다.
MBC뉴스 손하늘입니다.
(영상취재: 나경운 / 영상편집: 이현선 / 화면제공: 인천소방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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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손하늘
80대 노동자 끼었지만 작동…"안전장치 또 없었다"
80대 노동자 끼었지만 작동…"안전장치 또 없었다"
입력
2021-01-29 20:14
|
수정 2021-01-29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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