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
염규현, 양효걸
[로드맨] 코로나 시대의 'K청년' 2편 - '알부자족'
[로드맨] 코로나 시대의 'K청년' 2편 - '알부자족'
입력
2021-01-30 20:29
|
수정 2021-01-30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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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맨 연속기획
'코로나 시대의 K청년' 2편 '알부자족'
‘청년’ 대부분 ‘실’업자 혹은 ‘신’용불량자
돈 벌기도, 빌리기도, 갚기도 어려워진 청년들
”쓰는 게 거의 대부분 생활비하고 학자금인데.”
길 위에 답이 있다, 로드맨입니다.
지난 1편에서는 사회에 발을 내딛기도 전에 신용불량의 늪에 빠진 청년들을 만나봤는데요.
그렇다면 코로나 시대, K-청년들의 첫 사회생활은 어떤 모습일까요?
지금부터 길 위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처음 간 곳은?
무직 상태인 청년들이 만든 회사가 있다고 해서 한 번 와봤습니다.
깔끔한 사무실 책상에 앉아 업무를 보는 청년들
니트컴퍼니??
[닉네임 ‘낮잠’]
"저는 세 개 자격증 합격 증서를 갖고 왔습니다."
업무 1. 자격증 3개 따기
[닉네임 ‘펭귄’]
"100일 동안 쓴 거를 제가 편집해서 만든 거예요. (식물 일지?)네."
직업이 없을 때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취업 준비 기간을 함께 극복하는 '회사'
월급은 없지만 명함도 만들며 소속감 나눠
명함도 있네... 도대체 무슨 회사?
땡, 낮잠, 인까비, 펭귄
[박은미*전성신 대표/니트컴퍼니]
"니트(NEET). (여기 자막 나가고 있거든요, 지금?)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
[박은미 or 전성신/니트컴퍼니 공동대표]
"고용이나 학교에 소속되어 있지 않으면 바로 고립되어 버리는 구조거든요. (청년들이) 하고 싶은 일들을 하면서 새로운 걸 실험해보고 시도해볼 수 있는 그런 시간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에."
[땡/니트컴퍼니]
"취업준비를 하다보면 계속 자기를 거절 당하거나 거부 당하는 경험을 계속 하게 되잖아요. 그러면 ‘나는 사회에서 무가치한 사람인가?’ 의문을 가지게 되는 시간이 많은데, 여기는 이제 저를 기능적으로 보진 않잖아요."
[박은미 or 전성신/니트컴퍼니 공동대표]
"저희의 사훈이 있습니다. (뭐죠?) 하나, 둘, 셋. 뭐라도 되겠지!"
무직자 회사까지 생길 만큼 일자리 구하기가 어려운 현실. 고학력 청년들에게도 예외는 아닙니다.
[김 모 씨/34세]
"(좀 어떤 상황인지?) 대학원 졸업하고 취업준비하고 있습니다."
유명 사립대 경제학과 석사 학위까지 받았지만
현재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자금 대출을 갚는 중
[김 모 씨/34세]
"(그럼 총 학자금 대출 액수가?) 6000만 원 조금 넘게 있었고요. (그럼 한 달에 얼마씩 상환하고 계실까요?) 많으면 70만 원 정도. (대출 갚으려) 통번역 아르바이트도 했고, 식당에서도 일했고요. (그런데)구직지원금 같은 걸 일을 안 해야 받을 수 있잖아요. (아르바이트로) 일자리를 찾게 되니까 그런 지원금을 받을 수는 없게 되고. 친구도 안 만나게 되고 가끔은 부모님 원망도 조금 하게 되고. ‘내가 이러려고 공부했나’ 이런 생각이 좀 들긴 하죠."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시작한 공부
하지만 현실은...
◀ 로드맨 ▶
‘이거 정말 하고 싶다.’ 그런 거 있을까요?
[김 모 씨/34세]
"부모님한테 생활비를 좀 드리고 싶어요."
취직만큼이나 창업의 길도 꽉 막혔습니다.
지난해 ‘행사 디자인 스타트업’을 차린 청년들의 사무실
[김귀환/A 스타트업 대표]
"취업이나 창업을 해야 하는 나이가 됐고, 코로나지만 창업을 했던 거고. 원래는 취업과 창업을 도와주기도 하는 센터들이 좀 많은데요. 코로나 때문에 아무래도 그런 프로그램들이 줄잖아요. 제도권 금융에서 사회 초년생이 대출을 받는다는 것이 사실 불가능에 가깝다고 봐야 하는 거죠."
코로나로 수입도, 정부의 지원도, 대출도 끊긴 상황
[김귀환/A 스타트업 대표]
"저는 불면증이 있었는데요.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 팩트맨 ▶
지난해 청년 체감 실업률은 25%.
넷 중 한 명은 사실상 일자리가 없었다는 말입니다.
코로나로 예정돼 있던 채용마저 취소된 '취업 빙하기'.
취업길이 막힌 청년들은 학자금 대출에, 생계비를 해결하려다 보니, 결국 단기 임시직, 알바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알부자족', 즉 알바로 부족한 학자금 충당하려 이리저리 뛰는 학생들이 많아지는 건데요.
더 큰 문제는 따로 있습니다.
이른바 '취포세대', 즉 취업을 포기한 청년층이 늘었다는 겁니다.
작년 한 해에만 취업할 의욕을 잃고 아예 경제활동을 접은 청년층은 약 9만 명이 늘어, 1년 전보다 24% 이상 증가했습니다.
이렇게 코로나로 자신의 꿈마저 포기한 청년들. 과연 어디에서 만날 수 있을까요?
떡볶이 가게에서 포장을 받아 떠나는 배달원
10분 만에 배달 완료
또 다른 배달 콜 접수
[문성재 / 34세 배달원]
"(일 시작하신 지는 얼마나 되셨습니까?) 4달 됐어요."
‘하루 12시간’ 배달을 하게 된 계기는?
[문성재/34세 배달원]
"원래는 (배달을) 할 생각이 없었는데 일식 요리를 6년 정도 하다가 코로나가 터지는 바람에. (동료들) 거의 대부분 다른 일 하다가 오시는 분들. 스물 여섯 살 스물 두 살 이런 친구들도 있거든요."
◀ 로드맨 ▶
원래 가졌던 꿈이 또 있잖아요?
[문성재/34세 배달원]
"그러게요. 다시. 제 꿈 찾아서 가야죠. 돈 많이 벌고."
저녁, 서울 망원동
여기가 지금 망원동의 한 피자집 앞인데요. 청년 배달원들 만나 뵈려고 오늘 밤에 한 번 기다려 볼 참입니다.
가는 날이 장날... 좀처럼 오지 않는 배달원들
기다림 끝에...
[아르바이트 배달원]
"따로 가게를 하고 있어서 그냥 밤에 운동하려고. (그 가게는 잘 돼요?) 잘 되진 않아요. 코로나 때문에 사람이 많이 없으니까요."
[오성윤/서울 망원동 피자가게 운영]
"배달 오시는 분들 대부분이 좀 젊은 분들? 아니면 취업을 준비하시는 분들."
플랫폼 노동, 특히 배달업에 청년들이 몰리다 보니, 기존 배달원들과의 경쟁도 심해졌습니다.
[배달원 B씨]
"도보나 킥보드, 자전거 이런 분들은 좀 가까운 거리를 노출을 시키고, 저희(기존 배달원)들은 이제 멀리만 갔다 오고 그러니까 수입이 40% 정도는 준 것 같아요."
[고 모 씨/40세 라이더]
"저는 뭐 배운 게 이거라서 어쩔 수 없이 하는데, 그 학생들은 젊잖아요. 다른 거 할 일도 많은데, 굳이 위험하게 오토바이를 타야 하나 싶기도 하고."
무슨 일을 했든, 무엇을 꿈꾸었든, 기·승·전·배달...
배달원 수 2019년 상반기 34만 명 -> 2020년 상반기 37만 명 (8% 증가)
◀ 팩트맨 ▶
코로나 충격은 우리 중 어느 누구도 피해 갈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청년들에 주목하는 이유는 바로 '낙인 효과'(Stigma Effect) 때문입니다.
청년층이 막 사회에 첫 발을 내딛을 시점에 경제위기로 취업기회를 잡지 못하면, 상황이 좋아진다 한들, 이들은 계속해서 저임금과 실직이라는 악순환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입니다.
실제 첫 직장의 시작이 늦어지면, 이후 10년에 걸쳐 임금이 계속 낮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고요. (한요셉, 2017) 20대 때 실직을 하게 되면 30대가 돼서도 계속 실업자로 남아있을 확률이 높아진다는 분석도 있습니다.(한국은행, 2018)
원하는 분야에서 경력을 쌓으며 꿈을 향해 나아가기는커녕, '코로나 세대'로 낙인 찍힌 채 영영 성장의 기회를 박탈당할 위기에 놓인 청년들.
그 중 일부가 어렵사리 취업장벽을 넘어선다 해도 그 다음엔 또 다른 장벽이 가로막고 있는데요. 다음 편에서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로드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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