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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기사는 화물용으로"…인권위 가는 '갑질 아파트'

"배달기사는 화물용으로"…인권위 가는 '갑질 아파트'
입력 2021-02-01 20:22 | 수정 2021-02-01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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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오토바이를 몰고 아파트에 들어오지 말라', '배달 기사는 화물 엘리베이터를 타라'.

    음식 배달이 늘고 있는 요즘 일부 아파트가 배달 기사들에게 내건 요구 조건들입니다.

    참다못한 배달 기사들이 갑질 아파트 명단을 만들어서 국가 인권 위원회에 진정을 넣었습니다.

    이재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배달 기사가 지하 주차장 입구에 멈춰 섭니다.

    [전성배/배달 기사]
    "(지하 주차장) 여기로밖에 못 들어가요."

    지상 통행이 막혀 어쩔 수 없이 들어간 지하, 바닥은 마치 빙판길 같습니다.

    [전성배/배달 기사]
    "다 방수 페인트를 발라 놓았기 때문에. 발을 거의 이렇게, 이렇게 썰매 타듯이 이렇게 가고 있어요."

    아예 단지 안으로 오토바이가 들어가는걸 막아버린 아파트도 많습니다.

    [아파트 안내원]
    "(오토바이) 열쇠 맡겨주세요. <열쇠 없는데요>."

    우체국 오토바이와 택배차는 다니는데 유독 개인 배달 오토바이만 막는 아파트.

    겨우 안으로 들어가면, 화물 취급을 당합니다.

    [이성희/배달 기사]
    "(경비원이) '어이 아저씨! 왜 거기 가요. 이리 와, 이리 와. 화물 엘리베이터 타야지' 이러면서. '앞으로는 타면 안 돼요!' 그러면서."

    오토바이를 막는 이유는 더 기가 막힙니다.

    냄새 때문이라는 건 그나마 점잖은 편.

    [아파트 관리원]
    "대부분이 음식 배송이잖아요. 아무래도 냄새가 나잖아요."

    '아이들이 안전모 쓴 사람을 무서워한다', '아파트가 더러워진다'는 이유도 있습니다.

    [김영수/배달 기사]
    "안전모 벗으라는 거예요. 엘리베이터 거울 앞에서 제 모습을 비췄을 때 가슴이 많이 아팠고…"

    [이병선/배달 기사]
    "사람인데, 물건 취급을 하는 말을 들으면 심적으로 아무래도 좀 위축이 되고…"

    이런 갑질 아파트가 얼마나 되는지 기사들에게 조사를 해봤더니 서울 강남 4구에 59곳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103곳에 달했습니다.

    [박정훈/라이더유니온 위원장]
    "눈·비가 오는 날에는 지상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합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기사들은 최소한의 안전을 보장하고 인간적인 대우를 해달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습니다.

    MBC뉴스 이재민입니다.

    (영상 취재: 전승현, 이주혁 / 영상 편집: 김하은 / 화면 제공: 라이더유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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