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김포와 김해, 두 국제공항에서 각각 여객기가 엉뚱한 활주로에 내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김해에 내린 항공기는 다행히 활주로가 비어 있어서 큰 사고를 피했지만, 김포공항의 경우 마침 활주로를 횡단하던 다른 항공기와 충돌할 뻔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윤파란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2019년, 11월 15일, 오후 5시 55분,
아시아나 항공기 한 대가 광주공항을 이륙해 목적지인 김포공항으로 향합니다.
당초 착륙이 예정된 활주로는 '32번 오른쪽'이었지만, 출발 직전 '32번 왼쪽'으로 변경됐습니다.
그런데, 조종사는 바뀐 활주로 정보를 입력하지 않았습니다.
30분쯤 뒤, 김포공항에 접근한 이 항공기는 결국 엉뚱한 '32번 오른쪽' 활주로로 빠르게 내려섰습니다.
문제는 그 순간, 중국 상하이항공의 A330 항공기 한 대가 이 활주로의 끝 부분을 가로질러 지나가고 있었다는 겁니다.
두 항공기 사이의 거리는 1,8킬로미터,
다급했던 관제탑에선 횡단하던 A330에 빠르게 지나가라고 교신했고, 착륙 중이던 아시아나 항공기 기장도 지나치는 이 항공기를 눈 앞에서 지켜봤습니다.
착륙 직전 서울 접근관제에선 '32번 왼쪽' 활주로를 계속 전달했고 조종사들은 입으로는 그대로 복창하면서도, 실제론 잘못된 활주로로 내린 겁니다.
기장은 "맹목적으로 따라서 복창한 꼴이었고, 허가받지 않은 활주로에 내렸다는 생각을 전혀 못했다"며 실수를 인정했습니다.
아시아나 항공은 해당 여객기 기장과 부기장에게 면허정지 30일의 징계를 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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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천만한 착륙은 또 있었습니다.
태풍 링링이 몰아치던 2019년 9월 7일, 오후 4시 50분쯤.
바람의 방향이 바뀌면서 김해공항에 접근하는 항공기들은 활주로에 반대 방향으로 착륙하는 '선회 접근'을 했습니다.
그런데, 승객과 승무원 162명을 태운 상하이항공 소속 B-1949 항공기는 당초 허가받은 '18번 오른쪽'이 아니라 '왼쪽' 활주로에 내렸습니다.
엉뚱한 경로로 선회했던 겁니다.
다행히 활주로가 비어 있었던 탓에 대형 사고는 피했습니다.
평소에도 김해공항은 조종사가 활주로를 육안으로 확인하면서 운항해야 하고, 선회 접근 절차도 복잡해 대표적인 까다로운 공항으로 꼽힙니다.
[국내 항공사 현직 기장]
"(김해공항이) 보통, 통상적으로 하는 일반적인 '선회 접근'이 아니거든요, 여기가. 멀리 나가서 돌아 들어와야 되는데, 김해공항은 그게 산 때문에 안 돼요. 짧게 꺾고 돌아서 내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거든요."
국토교통부는 이 두 건을 항공기 준사고로 규정하고, 상하이 항공에 3건, 아시아나 항공에 2건의 안전 권고를 내렸습니다.
MBC뉴스 윤파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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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윤파란
[단독] "이 활주로가 아닌데?"…엉뚱한 착륙 아찔한 공항
[단독] "이 활주로가 아닌데?"…엉뚱한 착륙 아찔한 공항
입력
2021-02-01 20:36
|
수정 2021-02-01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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