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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에 무너진 민주주의 꿈…미얀마는 왜?

5년 만에 무너진 민주주의 꿈…미얀마는 왜?
입력 2021-02-02 20:56 | 수정 2021-02-02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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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하나 회를 척결하지 않았다면 우리도 미얀마처럼 됐을 것이다."

    김영삼 문민 정부는 군부 독재의 잔재였던 군대 내 사조직 '하나회'부터 청산 했습니다.

    그것으로 군의 정치 개입은 우리 역사에서 완전히 사라 졌습니다.

    하지만 미얀마는 군부 독재의 부활을 막지 못했습니다.

    수천 명이 희생된 민주 항쟁을 발판 삼아서 문민 정부를 출범 시켰지만 불과 5년 만에 다시 군홧발에 짓밟히고 있습니다.

    미처 잘라내지 못한 군부의 싹이 민주 주의의 꽃을 꺾어 버린 겁니다.

    이어서 서혜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1962년 군사 쿠데타로 시작된 미얀마의 군부독재 정권은 1988년에 이르러서야 금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양곤의 봄'으로 촉발된 대대적인 민주화 운동,

    이후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은 총선 승리를 발판으로 문민정부 출범을 시도했지만 군부의 반발로 번번이 무산됐습니다.

    [아웅산 수치/2015년 11월]
    "만약 우리당이 선거에서 이기고 집권하게 된다면, 저는 대통령 위에 있는 지도자가 될 것입니다. 매우 간단한 메시지입니다."

    마침내 2015년, 국제사회의 지원속에 수치 여사는 총선에서 압승해 문민정부 1기를 출범시키는데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군부는 호락호락 권력을 넘겨주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2008년 군사 정권이 권력 유지를 위해 미리 만들어 놓은 헌법이 문제였습니다.

    이 헌법은 자녀들이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수치 여사의 대통령직 출마를 제한했고, 국회의원의 25%를 무조건 군부에 할당했습니다.

    또, 헌법을 고치려면 국회의원 75%가 찬성해야 한다고 명시해, 군부의 동의 없이는 개헌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소모뚜/미얀마 출신 인권운동가]
    "나머지 25% 중에서 용감한 한 명의 군인이 찬성해야지 (개헌이) 가능하다는 것이잖아요. 그런데 그런 군인이 있을까요?"

    이 때문에 미얀마 문민 정부는 헌법을 민주화시키는데 실패했고, 청산되지 못한 군부 세력의 눈치를 살피며 '불편한 동거'를 이어왔습니다.

    결국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패배한 군부는 정상적인 선거로는 정권을 되찾을 수 없다는 판단아래 부정선거라는 생트집을 잡아 쿠데타를 일으켰습니다.

    [멜리사 크로치/뉴사우스웨일즈 대학 교수]
    "군부의 전략은 어떤 증거도 만들어내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선거 결과나 유권자 명부 이슈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었습니다."

    문민 정부가 출범하더라도 군부독재의 잔재를 완전히 청산하지 못한다면 민주화 시계는 언제든 거꾸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미얀마 사태는 다시한 번 보여주고 있습니다.

    MBC뉴스 서혜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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