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임성근 판사는 오늘 국회에서 탄핵 소추안이 통과되기 전, 녹취 하나를 공개했습니다.
바로 작년 5월 김명수 대법원장과 나눈 대화였습니다.
자신이 사직서를 냈는데 대법원장이 정치권의 눈치를 보느라 사표 수리를 거부했고 그 증거라면서 공개한 건데요.
먼저, 윤수한 기자가 녹음 내용부터 정리합니다.
◀ 리포트 ▶
국회의 탄핵 소추안 의결을 앞둔 오늘 오전, 김명수 대법원장과 임성근 부장판사 간의 대화 녹음 파일이 공개돼 파문이 일었습니다.
작년 5월, 김 대법원장을 찾아간 임 판사가 '법원을 그만두겠다'며 나눈 대화를 몰래 녹음한 겁니다.
[김명수/대법원장 (지난해 5월)]
"지금 뭐 탄핵하자고 저렇게 설치고 있는데… 내가 사표 수리했다 하면 국회에서 무슨 얘기를 듣겠냐 말이야."
어제 임 판사는 '당시 대법원장이 탄핵을 이유로 사표를 받아주지 않았다'며 공개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김 대법원장이 부인하자, 하루 만에 대화 육성을 공개하며 반격했습니다.
녹취 파일 속 김 대법원장은, 임 판사의 사표 수리 문제를 정치적 상황과 연계시키기도 했습니다.
[김명수/대법원장 (지난해 5월)]
"사표 수리 제출 그러한 법률적인 것은 차치하고 나로서는 여러 영향이랄까 뭐 그걸 생각해야 하잖아. 그중에는 정치적인 상황도 살펴야 되고."
자신도 "임 판사가 탄핵 돼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다독이면서도, 정치권의 탄핵논의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속내를 내비쳤습니다.
[김명수/대법원장 (지난해 5월)]
"탄핵이라는 얘기를 꺼내지도 못하게 오늘 그냥 수리해버리면 탄핵 얘기를 못 하잖아. 그런 비난을 받는 것은 굉장히 적절하지 않아."
사의를 밝혔던 배경을 놓고 임성근 판사 측은 "수사나 재판을 받는다는 이유로 3년째 재판 업무에서 배제된 채 명목상 법관직을 유지하는 걸 감내하기 어려웠다"며, "올해 연임을 신청하지 않아 이달 말 퇴임하기로 한 것도, 결코 탄핵이 두려워서가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대법원장 면담 당시 임 판사가 휴대전화로 직접 대화를 녹음했으며, 국민의 알 권리와 사법부의 미래를 위해 녹음을 공개했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윤수한입니다.
(영상취재: 정인학 / 영상편집: 정소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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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윤수한
"탄핵하자 설치고 있는데"…사표 낸다며 몰래 녹음
"탄핵하자 설치고 있는데"…사표 낸다며 몰래 녹음
입력
2021-02-04 20:00
|
수정 2021-02-04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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