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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다시 알아봐…'반려견 치매 치료제' 사람도 될까?

주인 다시 알아봐…'반려견 치매 치료제' 사람도 될까?
입력 2021-02-13 20:16 | 수정 2021-02-13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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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반려견이 치매에 걸리면 주인을 못알아보기도 하고, 잘 가리던 대소변 실수를 하기도 하죠.

    개는 사람처럼 치매에 걸리는 유일한 동물입니다.

    반려견도 사람도 치매에 걸리는 원인은 같은데요.

    그런데 국내 연구진이 반려견 치매 치료제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상용화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 치료제가 사람의 치매도 정복할 수 있을까요?

    정진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13살 반려견 우주.

    사람으로 치면 올해 환갑입니다.

    "우주야 우주야. 우주 이리로 와"

    이 녀석은 주인 목소리를 못 알아듣습니다.

    석 달 전 치매 판정을 받았습니다.

    [치매 반려견 주인]
    "가족 같은 친구고 동생이고 자식인데, 못 알아보게 될까봐 걱정이에요."

    9살이 넘은 반려견 5마리 중 1마리는 이런 치매 증상을 보입니다.

    "빨리 나와" "빨리 나와"

    이 푸들은 방향 감각을 잃었습니다.

    한쪽이 뚫린 디귿자 울타리를 빠져나오지 못합니다.

    이 치와와는 기억을 잃고 있습니다.

    주인을 봐도 못 알아봅니다.

    후각을 잃기도 합니다.

    이 말티즈는 컵으로 덮어 놓은 간식을 찾지 못합니다.

    [문재봉/수의사]
    "가족을 못 알아본다든가, 평소에 다니던 집에서 길을 잃어버리거나 대소변 실수를 한다든지"

    국내 바이오기업 연구진이 치매에 걸린 반려견을 치료하는 신약을 처음으로 개발했습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의 승인까지 받았습니다.

    인위적으로 치매에 걸리게 만든 쥐.

    뇌 속에 점처럼 박힌 찌꺼기가 보입니다.

    치매 원인 물질인 아밀로이드 단백질 찌꺼기입니다.

    신약을 투여했더니 7개월만에 대부분 사라졌습니다.

    이 약을 앞에 나온 경증 이상의 치매 반려견에게 먹였습니다.

    푸들은 8주 만에 방향감각을 회복했고, 치와와는 예전처럼 주인을 알아보게 됐고, 말티즈는 후각을 회복해 컵 안에 감춰놓은 먹이도 척척 찾아냅니다.

    실험 결과 48마리의 반려견 모두 치매 위험 수치가 정상 범위인 평균 40점까지 떨어졌습니다.

    치매 치료 효과가 입증된 겁니다.

    반려견과 사람 모두 치매에 걸리는 원인은 같습니다.

    둘 다 아밀로이드 베타라는 단백질 찌거기가 뇌 속에 쌓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연구진의 다음 목표는 사람입니다.

    [곽병주/지엔티파마 대표이사]
    "사람과 거의 비슷하고 지금 반려견에서 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에, 사람에서도 알츠하이머 치매에서 약효가 있을 것으로 상당히 기대하고 있습니다."

    연구진은 사람에게도 신약으로 임상 실험을 할 계획입니다.

    허가를 받는대로, 올 하반기 한 대학병원과 함께 6개월 동안 200명 정도의 치매 환자에게 투약하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정진욱입니다.

    (영상취재: 김우람 / 영상편집: 이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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