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일본의 한 식당입니다.
'침묵 식당'이라는 안내가 붙어있는데요.
침묵 목욕탕도 등장했습니다.
코로나로 긴급사태가 선언되면서 업주들이 이렇게 손님들한테 아예 대화를 못하게 하고 있는 건데요.
손님들 반응도 나쁘지 않다고 합니다.
도쿄에서 고현승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도쿄 메구로구의 한 라멘 가게,
점심 손님이 몇명 앉아 있지만 가게 안에서 들리는 건 이 소리 뿐입니다.
각 좌석과 출입문에는 '고작 20분입니다. '사적 대화 엄금'에 협력해주십시오'라고 써붙여놨습니다.
[라멘가게 주인]
"말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손님께는 죄송하지만 '협조해 주십시오'라는 식으로 하고 있습니다."
손님들 반응도 나쁘지 않습니다.
[라멘가게 손님]
"라면 먹을 때 대화는 필요 없으니 딱히 불편함을 느끼진 않았습니다."
삿포로의 소바 가게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안팎에 커다랗게 붙어있는 글씨는 '묵식', '조용한 식사에 협력해달라'입니다.
'묵식' 포스터는 올초 영업시간이 제한된 이후 후쿠오카의 한 카레 식당이 처음 만들었습니다.
[카레집]
"'맛있네'라고 한다든지 어떻게든 얘기를 하게 되는데, '마스크를 벗을 경우 대화는 삼가주세요'라는 생각으로 만들게 됐습니다."
단순 '대화 금지'를 넘어 좌석이 모두 1인용인 주점도 등장했고
[손님]
"집이 아닌 데서 좀 여유있게 마시고 싶을 때 이용합니다."
이른바 '혼밥' 한정 메뉴를 선보인 식당도 있습니다.
[식당]
"혼자 온 손님이 조용히 드시고, 코로나가 끝나면 친구들과 같이 2-3명이 찾아주실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런 유행은 SNS를 타고 전국 여러 업종으로 퍼졌습니다.
한 때 휴업까지 해야했던 목욕탕들은 '묵욕, 즉 '조용한 목욕'을 써붙였고, 이발소는 '조용한 이발'을, 회원이 30% 넘게 준 스포츠센터는 '조용한 트레이닝'을 내걸었습니다.
이 글귀를 새긴 운동복까지 나왔습니다.
미야기현에선 아예 현 차원에서 포스터를 만들어 나눠주고 있습니다.
영업시간을 제한하는 긴급사태선언 연장으로 '묵'으로 시작하는 이런 포스터를 내거는 업소들이 늘고있는데, 이용객들의 감염 불안도 줄여주고 위기에 처한 자영업자에게도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MBC뉴스 고현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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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고현승
'후루룩' 소리만 '침묵 식당'…가게마다 '쉿' 이유는?
'후루룩' 소리만 '침묵 식당'…가게마다 '쉿' 이유는?
입력
2021-02-13 20:18
|
수정 2021-02-13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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