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임명찬

[제보는 MBC] "사과받고 끝내자"…'경찰 내 괴롭힘' 석연찮은 종결

[제보는 MBC] "사과받고 끝내자"…'경찰 내 괴롭힘' 석연찮은 종결
입력 2021-02-13 20:32 | 수정 2021-02-13 20:36
재생목록
    ◀ 앵커 ▶

    제보는 MBC입니다.

    경기도의 한 경찰서에서 근무하는 순경이 1년 넘게 직장상사의 괴롭힘에 시달렸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피해 사실을 털어놓았더니 감찰 담당자가 "사과받고 끝내자"고 종용했다고 합니다.

    다른데도 아닌 경찰서에서 말이죠.

    임명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학원강사였던 A씨의 오랜 꿈은 경제범죄 전문 수사관.

    30대 중반이란 나이가 부담스러웠지만 지난 2018년 경찰 지능범죄수사요원 특채에 합격했습니다.

    하지만 화성서부경찰서로 발령받으면서 그 꿈은 부서지기 시작했습니다.

    상사는 사사건건 화를 내는 것도 모자라 걸핏하면 비하발언을 쏟아냈습니다.

    [A 순경]
    "큰 소리로 특채는 대학 입학 야간으로 해서 주간인 척하는 거 아니냐고…"

    수위는 갈수록 높아졌습니다.

    [A 순경]
    "긴 막대기를 가지고 모니터랑 문서를 탁탁탁 쳐가면서 막말을 막 하는 거예요. 야! 너! 해가면서 주어, 술어 똑바로 쓰라고 하지 않았냐고. 이게 쓴 거야, 이게 다 쓴 거야 그런 식으로…"

    그래도 어떻게든 경력을 이어가고 싶어 참고 견뎠지만 머리카락이 하얗게 세버렸습니다.

    그러다 지난해 9월, 결혼 5년 만에 어렵게 갖게 된 아이를 유산했습니다.

    [A 순경]
    "아기 심장 안 뛴다고. 그때는 조금 멍했어요. 선생님이 (임신) 8주 차 정도로 보이는데 그때 어떤 일들이 있었냐 이런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더 이상 참고만 있어선 안된다는 생각이 들어 감찰과에 신고했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이상하게 흘러갔습니다.

    [A 순경]
    "사과를 받고 끝내면 안 되겠냐고…사과를 청문에서 종용 아닌 종용을 하는 거잖아요."

    두 달 동안 조사가 이어지긴 했지만 결과는 직장 내 갑질이 아니라는 것.

    [화성서부서 감찰담당관(조사 결과 통보)]
    "외부전문가 (3명 중)2분은 갑질이 아니라고 판단을 하셨어요. 징계까지는 아니고요 인사요인에 감점이 되는거죠."

    그러면서 가해자의 인사 이동이 미뤄지는걸 이해해달라고 했습니다.

    [화성서부서 감찰담당관]
    "대상자 충원이 어려워요. 정기 인사전에는. 그런 부분 있어서 배려 가능하실지 여쭤본거에요."

    화성서부서를 믿을 수 없게된 A 순경은 상위기관인 경기남부경찰청에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그제서야 가해자와의 A 순경의 분리조치가 이뤄졌고, 가해자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열어 감봉·견책 등에 해당하는 경징계를 결정했습니다.

    [박점규/직장갑질 119 운영위원]
    "직장 내 괴롭힘이 명백하고요. 위계가 굉장히 강하고 옛날 인식이 많이 남아있는 경찰서에서 뭐 그럴 수도 있지라고 하는 낡은 인식이 여전히 경찰서를 지배하고 있는 건 아닌지…"

    그러나 경찰은 객관적이고 엄정한 조사를 거쳐 공정하게 징계를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A 순경은 석연찮은 징계과정과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국민권익위원회에 진상조사를 요청했습니다.

    [A 순경]
    "왜 자꾸 가해자의 눈치를 보는지 저는 그게 이해가 안 되는 거예요. 결국에는 이럴 거였으면 누가 이렇게 내부적으로 해결하려고 하겠어요."

    MBC뉴스 임명찬 입니다.

    (영상취재: 정인학 / 영상편집: 정소민)

    MBC 뉴스는 24시간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