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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위안부' 개입 말라"…극우 인사들 미국에 메일 공세

[단독] "'위안부' 개입 말라"…극우 인사들 미국에 메일 공세
입력 2021-02-14 20:08 | 수정 2021-02-14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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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최근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의 램지어 교수가 논문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부로 규정해 많은 이들의 분노를 샀죠.

    그런데 오늘 참 믿기 힘든 소식을, 전해드리게 됐습니다.

    국내 극우 인사들이 램지어 교수를 '지지'하는 서한을 해당 논문을 실은 학술지에 보낸 사실이 MBC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심지어 램지어 교수를 비판한 미국 학자들한테도 이메일을 보내서 "외부인은 이 문제를 논할권한이 없다"며 압박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워싱턴 박성호 특파원의 단독 보도입니다.

    ◀ 리포트 ▶

    미국의 현직 대학교수가 사흘 전 받은 이메일입니다.

    제목은 '램지어 교수의 학문적 양심은 보호받아야 한다', 보낸 사람은 한국의 극우성향 매체인 '미디어워치'의 대표로 돼 있고, 여러 사람을 대신해 썼습니다.

    "외부인은 위안부 문제를 논할 권한이 없다" "당신의 개입은 이성적 토론을 방해할 뿐이다", 사실상 잠자코 있으라는 압박이 담겼습니다.

    대신 극우 인사들이 위안부 강제동원을 부정하는 영상의 링크가 첨부됐습니다.

    이 이메일을 받은 학자는 램지어 교수의 주장을 비판해 왔는데, "여러 동료들도 똑같은 메일을 받았으며 섬뜩해 했다"고 MBC에 전했습니다.

    이들 극우인사들은 램지어 교수를 지지하는 성명을 하버드대와 논문이 실린 학술지에 보냈습니다.

    여기엔 위안부 피해를 부정해온 이영훈 전 교수, 류석춘 전 교수를 비롯해 극우논객 정규재씨 등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학술적 사기라는 미국 역사학자들의 비판과는 동떨어진 인식입니다.

    [알렉시스 더든/미 코네티컷대 교수]
    "걱정스러운 것은 그의 주장이 학문적 사기라는 점입니다. 증거를 내놓을 수 있어야 하는데 증거가 없습니다. 이것은 학문이 아닙니다."

    램지어는 성노예의 증거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오히려 위안부가 계약노동이라는 증거는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알렉시스 더든/미 코네티컷대 교수]
    "(위안부) 계약이란 게 존재하지 않습니다. 특히 7천 건이라는 많은 계약이 있었다면 제발 그 근거를 보여주기 바랍니다."

    램지어 교수의 일본 편향 역사관은 이번에 갑자기 나온 게 아닙니다.

    작년 3월 내놓은 논문 준비용 발표문에는 "부패하고 무능한 조선 왕조에 일본 정부가 안정적 질서를 도입했다", "이 새로운 체제를 많은 한국인들이 받아들였고 1938년 이후 5년간 1백만 명이 일본군에 자원 입대했다"며 식민 지배를 정당화한 일본측 주장이 그대로 실렸습니다.

    위안부에 대한 일본 우익의 논리를 램지어 교수가 그대로 가져다 쓰고, 그걸 다시 한국내 일부 우익 인사들이 응원해주는 셈이 됐습니다.

    버지니아에서 MBC뉴스 박성호입니다.

    (영상취재: 임상기(버지니아) / 영상편집: 오유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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