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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하면 다 용서 돼"…'학폭' 부른 성적 지상주의

"잘하면 다 용서 돼"…'학폭' 부른 성적 지상주의
입력 2021-02-15 20:28 | 수정 2021-02-15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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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팀 내 생활이 어떻든 운동만 잘하면 일단 용서한다는 체육계의 오랜 구태가 아물지 않고 있다가 결국 곪아 터진 겁니다.

    팀에서는 실력이 좋은 선수를 더 배려하게 되고 여기에서 생긴 우월 의식이 다른 선수한테 이른바 갑질을 해도 된다는 '허락'처럼 수용된 겁니다.

    박주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10년이 지나도 지워지지 않았다는 고통.

    그 고통을 나중에야 알게 됐다는 당시 피해자의 학부모는 "중학교 시절, 이재영 다영 쌍둥이 외에 나머지는 자리만 지키는 배구"였다, "쌍둥이의 어머니가 '언니에게 공을 올리라'고 전화로 지시하는 등 사실상 코치를 했다"며 추가 폭로에 나섰습니다.

    성적이 진학이나 취업을 결정하다 보니 실력이 뛰어난 선수에게 관심과 배려가 집중되고 여기서 생겨난 우월의식이 다른 선수에 대한 갑질로 이어졌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입니다.

    지난해 체육계에 충격을 안긴 고 최숙현 사건도 장소만 학교가 아니었을 뿐 원인은 같았습니다.

    성적에 혈안이 된 지도자와 그의 방조 아래 왕처럼 군림한 스타 선수.

    성적 지상주의 앞에선 피해를 입 밖에 꺼내는 것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故 최숙현 동료]
    "서로 이간질시키고 왕따시키고 때리고 욕하고…숙현이에게 (장윤정 선수에 대해) 물어보면 경기를 일으켰어요. 숙현이에게는 지옥같은 기억인 거예요."

    특히 폐쇄적인 합숙 문화에 입시 경쟁까지 맞물려있는 학교 체육에서 인성보다 결과를 먼저 따지는 현실이 달라지긴 쉽지 않습니다.

    [전직 축구선수 학부모]
    "'생일날 돈 모아와라' 그런 것도 있고, (폭행한) 선배도 있기야 있는데 유아무야 넘어갔고…가해자가 잘 하는 애면 '팀 성적을 위해서 얘는 묻고 가자'고…"

    [현직 중학교 운동부 코치]
    "(선수들끼리) 심부름시키고 욕설하고 그런 건 지도자들도 묵인하는 게 많았죠. 예전이랑 변한 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잘 하는 선수들이) 코치들의 밥줄을 먹여살린다고 볼 수도 있거든요."

    또 한번 인권 사각지대의 그늘을 드러낸 학교 체육.

    그 존재 이유와 목적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필요해 보입니다.

    MBC뉴스 박주린입니다.

    (영상편집 : 김관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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