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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M] 트럼프 탄핵 부결됐지만…커져가는 美 극단주의

[집중취재M] 트럼프 탄핵 부결됐지만…커져가는 美 극단주의
입력 2021-02-15 20:56 | 수정 2021-02-15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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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미국의 트럼프 전 대통령의 탄핵안이 상원에서 부결 되긴 했지만 이 사안은 여전히 살아서 꿈틀 거리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사실상 무죄를 선고 받고 재기를 노리고 있고 의사당을 점령 했던 미국의 극단 주의가 사라진 게 아닙니다.

    이 소식, 워싱턴 연결해서 자세하게 짚어 보겠습니다.

    박성호 특파원,

    트럼프는 앞으로 집에서 쉬겠다, 이런 입장이 아닌 거죠?

    ◀ 기자 ▶

    네, 재기 의사, 컴백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미 플로리다에 사무실을 냈다는 보도도 있는데요.

    탄핵안이 부결된 이후 내놓은 성명을 보면,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자'는 자신의 운동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앞으로도 멋진 여정이 계속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당장 다음 대선에 나설지, 나올 수는 있는지 아직 확실치는 않지만요.

    일단은 탄핵 과정에서 자신에게 등을 돌린 공화당 의원들부터 응징할 것이란 관측이 많습니다. 낙선운동도 한 방법이 되겠죠.

    ◀ 앵커 ▶

    공화당이 트럼프하고 거리를 두고 싶어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 기자 ▶

    그렇습니다. 트럼프의 영향력이 여전하기 때문입니다.

    트럼프만한 대중 동원 능력, 모금 능력, 뉴스 생산 능력, 이런 것 갖춘 정치인이 공화당에 또 없습니다.

    의회 습격에 가담한 트럼프를 지지하는 극단주의 세력은 지금은 재판에 넘겨져 잠잠하지만 영향력이 완전히 죽었다, 라고 할 순 없습니다.

    이 극단주의 세력에 관한 내용은 별도 리포트로 준비했습니다. 보시죠.

    첫째로 무장 단체가 꼽힙니다.

    전투복 차림의 이들은 손가락으로 OK 표시를 자주 합니다.

    잘 보면 알파벳 W자를 만든 건데 백인을 뜻하는 영어 'White'의 머릿글자로 백인 우월주의를 상징합니다.

    '프라우드 보이즈'라는 이 민병대는 의사당 습격때 선봉에서 유리창을 깨고 들어갔습니다.

    트럼프를 열렬히 지지해서 대선때 트럼프도 각별하게 감쌌습니다.

    [도널드 트럼프/전 미국 대통령(지난해 9월)]
    (오늘밤 백인 우월주의자, 무장단체를 공개 비난하시겠습니까? 준비되셨나요?) "물론이죠. 누구를 비난할까요? 프라우드 보이즈, 일단 물러서서 대기하세요."

    또 다른 무장단체로 '오스 키퍼'가 있습니다.

    의회 습격때 무기를 밀반입할 계획을 세웠고, 워싱턴DC에서 시가전을 벌이는 훈련도 한 것으로 검찰 조사에서 드러났습니다.

    둘째, 음모론 신봉자들이 극단주의를 부추깁니다.

    뿔달린 모자 탓에 눈에 확 띄었던 이 남성은 의사당을 점거한 건 음모론 집단 '큐아논'의 지시였다고 했습니다.

    [제이콥 챈슬리/'큐아논' 신봉자]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우리가 이겼고, 트럼프는 여전히 우리의 대통령입니다."

    이들은 민주당과 엘리트 관료, 국제금융가들이 아동 성매매를 하고 있어 처형돼야 하며, 이를 위한 전쟁을 트럼프가 맡았다고 믿습니다.

    [스카티 더 키드/큐아논 신봉자]
    "말해 봐요. (언론이) 왜 말하지 않나요. 아이들이 전부 사라졌는데, 내가 왜 물어야 하죠?"

    세째, 극우성향의 백인 우월주의와 결합한 일부 기독교인들도 주목받습니다.

    의회 습격 전날 시위대를 달아오르게 한 건 한 유명 목사였습니다.

    트럼프를 지켜 좌파와 싸우자며 행동을 요구했습니다.

    [그렉 로크/목사]
    "트럼프는 백악관에 4년 더 머물 것입니다. 그는 미국을 계속 위대하게 만들 것입니다. 우리도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 것입니다. 우리는 공산주의로 빠져들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사회주의로 빠져들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이 문제가 갑지가 툭 튀어나온 건 아닙니다. FBI는 이미 작년 가을 국내 테러 세력을 이슬람 무장세력과 같은 급으로 격상했다고 의회에 보고했습니다.

    백인 우월주의 집단 KKK의 노골적인 인종차별부터,

    1995년 오클라호마시티의 연방건물 폭파 등 극단주의의 뿌리는 깊습니다.

    그들이 결정적으로 기를 펴게 된 건 2017년 버지니아주 샬롯츠빌 사태로 꼽힙니다.

    당시 과격 시위로 여성을 숨지게 한 백인 우월주의자들을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두둔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전 미국 대통령(2017년)]
    "양쪽에 다 아주 좋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백인 우월주의) 집단에도요. 잠깐만요, 잠깐만요."

    ◀ 앵커 ▶

    박성호 특파원, 지금 보면요, 극단주의가 소수의 일탈 정도가 아닌 거 같고 바이든 정부로서도 무시할 수가 없는 세력 같습니다.

    ◀ 기자 ▶

    네, 바이든 행정부는 현재 테러가 해외에서 유입되는 것보다, 미국내 자생적인 것이 더 큰 위협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국토안보부가 최근 낸 공지를 보면 "올해 초까지 폭력에 대한 동력은 그대로 유지될 것이다." "국내 과격 극단주의는 의사당 습격 이후 더욱 대담해졌다."고 진단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의회 난입으로 기소된 10명 중 9명은 단체 소속도 아닌 평범한 시민들입니다.

    당시 현장에서 제가 봐도 그랬습니다.

    [로라]
    "우리 모두 미국 전역을 여행해서 여기 왔어요. 선거를 도둑 맞았으니까요."

    [크리스토퍼 노스]
    "이것이 공화국인 미국을 끝장내는 과정을 막기 위한 유일한 방법입니다."

    결국 극단주의 폭력이 너무나 퍼져 있어서 대처하기 벅찬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MBC뉴스 박성호입니다.

    (영상취재: 임상기/워싱턴, 영상편집: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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