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서울의 한 공무원이 공무원 게시판에 자신의 부친상 소식을 직접 알리고 부조금까지 받았는데, 알고 보니까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숙부상을 부친상이라고 속인 건데 동료들의 비난이 들끓었고 해당 공무원은 감사까지 받게 됐습니다.
남효정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리포트 ▶
50대 공무원 김 모 씨는 지난달 말 서울 송파구 공무원노조 홈페이지에 부친상 소식을 직접 올렸습니다.
동장 등 일부 직원들은 충남 부여까지 직접 내려가 조문을 했고, 많은 동료들이 부조금을 냈습니다.
[김 씨 소속 주민센터 동장]
"부친상으로 아침에 연락이 왔습니다. 조문은 제가 제 차 가지고 우리 직원 두 명 태우고 세 명만 갔다 왔어요."
하지만 일주일 뒤 같은 홈페이지에는 '속았다'는 비난 글이 잇따라 올라왔습니다.
알고 보니 부친상이 아니라 숙부상이었다는 겁니다.
[송파구청 감사과 관계자]
"(다른 직원들이 말하길) '옛날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누가 그렇게 얘기했었던 것 같은데…'"
주민에게도 부고를 알렸는지 '주민도 속았다'는 게시글도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김 씨는 부친상 휴가 규정에 따라 주말 이틀을 제외하고 5일을 쉬었습니다.
심지어 노조원도 아니면서 노조 홈페이지에 부친상을 알린 것으로 확인돼 동료들의 분노를 샀습니다.
[송파구청 직원]
"숙부상에는 경조사 띄우면 욕 얻어먹고 부조하지도 않죠 직원들이. 직원들도 (이번 사건을) 부끄럽다고 막 하고 난리도 아니에요. 욕하죠."
해당 구청은 곧바로 감사에 착수했고 김 씨는 두 차례 조사를 받았습니다.
[송파구청 감사과 관계자]
"일부 비위가 있는 건 확인을 했어요. 행동강령 위반 사항이 공무원 품위유지라든지 이런 것들을 위반했다."
김 씨는 취재진에게 부친상이 아닌 건 맞지만 '숙부를 아버지처럼 생각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김 모 씨/송파구 주민센터 직원]
"제가 어려서 일찍이 아버지를 여의었기 때문에 아버지로 모셔왔고, 생활비와 모든 것을 지원했고, 모든 (장례)절차도 제가 다 마무리하고 왔기 때문에 추호도 저는 숙부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공무원노조 송파지부는 "공무원의 명예를 실추시킨 사안"이라며 구청 측에 강력한 중징계를 요구했습니다.
송파구청은 부조금 액수 등 경위가 모두 파악되는 대로 징계위를 열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남효정입니다.
(영상취재: 김동세, 윤병순, 김백승 / 영상편집: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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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남효정
[단독] "조문까지 갔는데"…가짜 부친상으로 부조금 '꿀꺽'
[단독] "조문까지 갔는데"…가짜 부친상으로 부조금 '꿀꺽'
입력
2021-02-16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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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1-02-16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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