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어제 동해안 민통선에서 체포된 북한 남성은 잠수복을 입고 6시간이나 바다를 헤엄쳐 월남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감시 장비에도 여러 번 포착됐는데, 우리 군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정동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북한 남성이 처음 상륙한 걸로 추정되는 곳은 군사분계선 남방 3km 지점입니다.
발자국이 확인됐습니다.
조금 더 남쪽에선 민간용 잠수복과 오리발도 발견됐습니다.
[서욱/국방부 장관]
"방수복처럼 일체형으로 돼 있는 옷에 물이 스며들지 않도록 하는 그런 옷을 입은 걸로 보입니다. 수영을 해서, 수영을 한 6시간 내외 될 거라고 (진술했습니다.)"
해안 철책을 따라 걸어 내려오던 이 남성은 철책선 아래 배수구의 차단막이 훼손된 부분을 찾아냈고, 철책선을 넘었습니다.
그리고 7번 국도를 따라 걸었습니다.
여러 차례 우리 군 감시장비에도 포착됐지만, 군은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새벽 4시 20분 최초 상륙 지점에서 5km 떨어진 한 검문소에서 비로소 이 남성을 인지했고, 그제서야 군이 출동했습니다.
그리고 3시간의 수색 작업 끝에 체포했습니다.
[설훈/국회 국방위원회]
"그게 민통선 안이니 다행이지 만일에 북한군 병사가 다른 목적으로 넘어와서 이랬다 그러면 난리 나는 거죠."
훼손된 배수로가 뚫리고, 감시 장비로 여러 번 포착하고도 놓친 건, 지난해 7월 강화도 탈북민 월북 사건 때와 판박이입니다.
석 달 전 철책 귀순 때도 마찬가지, 군은 번번이 대책 마련을 약속했습니다.
[김준락/합참공보실장(지난해 11월)]
"감시와 감지와 연계된 대응체계를 실질적으로 보완할 방안을 마련해서…"
국방부 장관은 이번에도 사과를 해야 했습니다.
[서욱/국방부 장관(오늘)]
"국민께 그런 실망감 안겨드린 데 대해서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기동민/국회 국방위원회]
"너무 반복되는 거 아닌가요?"
군은 해상 감시와 경계 작전에 분명한 과오가 있었다면서 후속 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지휘관 문책을 포함해 엄정 조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정동훈입니다.
(영상취재: 김종윤(강원영동) / 영상편집: 김창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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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정동훈
6시간 헤엄쳐 '오리발 귀순'…또 고개 숙인 국방장관
6시간 헤엄쳐 '오리발 귀순'…또 고개 숙인 국방장관
입력
2021-02-17 20:40
|
수정 2021-02-17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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