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이어서 오늘 이뉴스 전해드리겠습니다.
한 초등학교에서 야생 고양이가 뒤엉킨 축구 골대 그물에 목이 졸리는 위험천만한 상황이 벌어졌는데요.
소방관의 '세 손가락' 심폐소생술 덕분에 목숨을 건질 수 있었습니다.
◀ 리포트 ▶
운동장 바닥에 정신을 잃고 누워있는 고양이 한마리.
두터운 장갑을 낀 누군가의 세손가락이 고양이의 가슴을 조심스럽지만, 열심히 압박합니다.
"힘내! 힘내!"
도대체, 이 고양이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논산 119 구조대가 "고양이를 구해달라"는 다급한 신고전화를 받은 건 지난 7일 오전.
출동한 현장에선 축구 골대 그물에 온 몸이 엉켜있는 야생 고양이가 발견됐습니다.
[조상우/ 현장출동 119구조대원]
"뭘 했길래 이 정도로 엉켰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고양이 목이랑 몸이랑 (그물이) 뒤죽박죽 엉겨있었어요."
구조대원들이 그물을 끊어주려 다가갔지만, 겁을 먹은 고양이의 발버둥에 그물은 목을 한층 더 조였고,
급기야, 고양이는 정신까지 잃었습니다.
[조상우/현장출동 119구조대원]
"그물을 잘라내고 있었어요. 근데 고양이 몸이 축 늘어지는게 느껴진 거죠."
그물을 잘라낸 소방관들은 즉시 심폐소생술을 시작했습니다.
가슴 압박은 세 손가락만 이용했습니다.
[조상우/현장출동 119구조대원]
"신체가 작잖아요. 힘이 과하게 되면 고양이 뼈나 이쪽에 무리가 많이 갈 것 같아서 심장 압박을 할 수 있는 정도로만 힘으로만 눌렀어요."
몇 분간 이어진 가슴압박.
고양이가 반응을 보였습니다.
"어, 혓바닥 움직인다."
"살 수 있어!"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돌아온다! 돌아온다!"
마침내, 힘겨운 숨을 토해내는 고양이.
"어, 숨쉰다"
"숨 쉬고 있어"
"살았다! 살았어!"
호흡이 돌아온 고양이는 그렇게 정신을 차렸습니다.
그리고 감사인사라도 하듯 구조대원들을 한참을 바라보다 자리를 떠났습니다.
[조상우/현장출동 119구조대원]
"인사하는 느낌, 고마움을 표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아무리 길고양이여도 생명은 생명이잖아요. 최선을 다하는 그런거죠."
"죽다 살았어!"
오늘 이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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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오늘 이 뉴스] "힘내"…고양이 살린 세 손가락 심폐소생술
[오늘 이 뉴스] "힘내"…고양이 살린 세 손가락 심폐소생술
입력
2021-02-17 20:47
|
수정 2021-02-17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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