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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통반장에게도 계좌 적은 '가짜 부고'…수천만 원 '꿀꺽'

[단독] 통반장에게도 계좌 적은 '가짜 부고'…수천만 원 '꿀꺽'
입력 2021-02-19 20:15 | 수정 2021-02-19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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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서울의 한 구청 공무원이 숙부상을 부친상으로 속여서 부의금을 챙겼다는 소식, 며칠 전 보도해 드렸습니다.

    구청이 감사를 해보니 동료 공무원은 물론이고 통, 반장 같은 주민들한테도 연락해서 챙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렇게 받은 부의금이 수천 만원에 달했습니다.

    남효정 기잡니다.

    ◀ 리포트 ▶

    숙부상을 부친상이라고 알려 부의금을 챙긴 송파구청 소속 공무원 김 모 씨.

    그런데 직장 동료들에게만 가짜 부고를 알린게 아니었습니다.

    지난달 말 김 씨가 송파구청 관할 통장과 반장 등 주민들에게 보낸 SNS 메시지입니다.

    '부의를 알립니다'라는 제목으로 "코로나로 인해 조용히 가족장으로 모신다'는 내용.

    그런데 마지막 줄에 "마음 전하실 분들을 위해서"라며 자신의 계좌번호를 써놨습니다.

    그리고는 마음을 전하라는 집요한 요구를 이어갔습니다.

    김 씨는 관할 지역 주민들에게 부의금을 보낼 때까지 수차례 연락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송파구청 관계자 A씨]
    "(부조를) 안 보내면 계속 또 보내고, 경조사 부고를. 경조사 주고 받은 것도 없는데 그냥 얼굴만 안다고 해서 좀 과하게 (메시지를) 줬다 이거죠."

    민원 처리와 단속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이 이렇게까지 나오니

    동네 주민으로서는 돈을 안 보낼 수 없는 노릇.

    [송파구청 관계자 A씨]
    "이 사람이 현장 단속원이니까 이해관계인들이 이 사람을 보고 돈을 내러 올 거 아니에요 부조금을"

    구청 자체 감사 결과 김 씨의 가짜 부고에 속아 돈을 보낸 사람은 동료들과 퇴직공무원, 동네 주민들까지 무려 4백여 명에 달했습니다.

    이렇게 받은 부의금 액수는 2천4백만 원에 이릅니다.

    김 씨는 부의금을 모두 되돌려주겠다면서도,

    "숙부를 정말 아버지처럼 생각했다"며 여전히 좀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송파구청 관계자 B씨]
    "(김 씨가) 물의를 일으켜서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돌려주고 싶으니 만나 달라 뭐 이렇게…(말했어요.)"

    구청 측은 김 씨를 직위 해제하고 파면이나 해임의 중징계를 요청했습니다.

    또 징계 절차와 별도로 김 씨에 대해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발할 예정입니다.

    MBC뉴스 남효정입니다.

    (영상취재: 김동세, 윤병순, 김백승 / 영상편집: 양홍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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