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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본 지 오래인데"…없앤다던 부양의무제 지금은?

"아들 본 지 오래인데"…없앤다던 부양의무제 지금은?
입력 2021-03-01 20:44 | 수정 2021-03-01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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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송파 세 모녀 사망 사건 기억하시죠.

    가난에 시달렸지만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한 채 숨졌던, 세 모녀 사건을 계기로 복지 사각지대를 없애야 한다는 여론이 일었습니다.

    7년이 지난 지금, 과연 사각지대는 사라졌을지, 김지인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 시내의 한 가건물.

    78살 김 모 할머니는 건물 한켠 수선실에서 바느질로 생계를 이어 왔습니다.

    그러나 철거 명령으로 전기가 끊겨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는 상황.

    그나마 한달 40여만원 씩 받아오던 기초생활수급비도 끊겼습니다.

    남편이 사망하면서 아들이 김 할머니의 부양의무자가 됐는데, 아들에게 소득이 있다는 이유로 기초수급 자격을 잃은 겁니다.

    하지만 아들과는 연락을 끊고 산 지 오래입니다.

    [김 모 씨/기초생활수급 탈락]
    "법적으로는 아들이 소득이 많이 잡혀서 안된다는 거에요‥나는 그 집 생활을 모르니까…"

    기초수급을 받으려면 가족관계해체 사유서를 내야 합니다.

    하지만 사유가 인정되지 않으면 아들에게 구상권을 청구한다는 말에 이마저도 포기했습니다.

    [김 모 씨/기초생활수급 탈락]
    "(기초수급비) 그걸 계산해서 아들한테 청구를 한 대 정부에서. 그걸 어떤 엄마가 해. 죽으면 죽었지"

    작년 12월 장애가 있는 아들은 노숙을 하고 어머니는 숨진 채 일곱 달 동안 방치됐던 '방배동 모자' 사건.

    이들 역시 부양의무자인 전 남편과 딸이 있었지만 연락이 끊긴지 오래였습니다.

    [유검우 대표/노동도시연대]
    "당시 뇌졸중을 앓고 계셨던 걸로 추측이 되고/특수한 가정사나 이런 문제로 인해서 의료급여 신청을 못하고 이빨 빠진 복지가 이뤄지고 있었던거죠."

    송파 세 모녀 사건 이후 가난을 스스로 증명해야만 하는 복지 시스템을 개선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이후 단수, 단전 미납 정보로 위기 가구를 발굴하도록 했지만 실제 공적 지원으로 연결되는 경우는 10%가 채 안됩니다.

    최근 인천에서 부패 상태로 발견된 독거 노인 역시 2년치 관리비가 미납됐습니다.

    주소상엔 아들과 함께 사는 것으로 돼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들과는 4년째 연락이 끊겼고 관리비 장기 미납 신고에도 구청은 그의 상태를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아파트 관리소장]
    "연락 자체가 아무것도, 두절되니까 저희가 할 수 있는 방법이 아무것도 없더라고요. (구청도) 조사해보는데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얘기를 해서."

    ‘죄송하다’는 편지와 월세, 공과금을 남겨두고 세상을 떠난 송파 세 모녀.

    7년이 지난 지금, 코로나19가 가져온 양극화에 복지 사각지대는 더 넓어졌을지 모릅니다.

    MBC뉴스 김지인입니다.

    (영상취재: 이향진, 김백승 / 영상편집: 양홍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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