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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M] 택배비 올려도 기사 몫은 '제자리'…문제는 '백마진'

[집중취재M] 택배비 올려도 기사 몫은 '제자리'…문제는 '백마진'
입력 2021-03-02 20:54 | 수정 2021-03-02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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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택배 노동 자의 몫이 워낙 적다 보니 한 개라도 더 배달해야 하고 그러다 발생 하는 과로사를 막으려면 택배 요금을 올려서 기사들 몫을 키우고 그 만큼 노동량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하지만 '백 마진'이 남아 있는 한, 택배 요금 올려서 득 볼 사람은 결코 택배 기사가 아닐 겁니다.

    이어서 차주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2020년 한 해 택배 노동자 16명이 과로로 사망했습니다.

    [권두선/CJ대한통운 택배 노동자]
    "작년에 그렇게 과로사가 많이 일어났을 때 와이프가 한 번은 자고 있는데 와서 이렇게 숨 쉬나 안 쉬나 확인하고 가더라요."

    택배 노동자들은 왜 과로할까?

    택배비의 구조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내는 택배비 2500원.

    그 중에 770원은 쇼핑업체가 백마진으로 다시 가져갑니다.

    나머지 1,730원을 택배사와 대리점, 택배 노동자가 나눠 갖습니다.

    먹이 사슬의 제일 끝에 있는 택배 노동자의 몫은 700원 정도 밖에 안 됩니다.

    2인 가구 도시 노동자의 평균 소득인 437만 원을 벌려면, 한 달에 6천2백 개, 하루 평균 250개를 배송해야 합니다.

    기름 값 빼고, 부가가치세 빼고 나면, 손에 쥐는 돈은 더 적습니다.

    결국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최대한 많이 배송해야 생계를 꾸릴 수 있습니다.

    1주일에 평균 71시간을 일해야 합니다.

    [강준원/롯데택배 노동자]
    "물량을 줄이면 그때는 정말 돈벌이가 안되거든요. 이렇게 늦게까지 해도 돈이 될까 말까 하는데…"

    거리의 시민들에게 과로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택배비를 더 낼 뜻이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절반 정도가 더 내겠다고 답했습니다.

    500원을 올리자는 의견이 가장 많았습니다.

    [박지현]
    "기사님들을 위해서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이지, 거대한 기업이나 이런 분들을 위해서 그런 얘기를 하는 거라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하지만 백마진으로 30% 정도가 빠져나가는 지금 구조면, 500원을 올려봐야 택배 노동자에게 돌아가는 돈은 100원 남짓입니다.

    [이조은/참여연대 선임간사]
    "700원씩 가져 가는 것은 좀 과하다. 그런 부분을 좀 현실화하고, 현실화된 금액이 택배 노동자들의 노동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방향으로 쓰여야 된다."

    7월 말부터 시행되는 생활물류법은 백마진을 불법으로 규정했지만, 적발돼도 과태료 500만 원에 불과합니다.

    오히려 은밀하게 뒷거래할 거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김종철/택배대리점연합회장]
    "이건 무자료 거래죠, 100%. 음성 거래라고 보시면 되고…"

    택배 노동에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일,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MBC뉴스 차주혁입니다.

    (영상취재: 이준하 이주혁 강재훈 / 영상편집: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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