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제보는 MBC입니다.
인천의 한 보건소는 보건 소장의 방을 직원들이 돌아 가면서 청소를 합니다.
그런데 이 청소 담당에 이상한 조건이 있다고 합니다.
7급 이하 정규직 여성, 나이는 45세 미만.
이 조건을 두고 보건소 측은 "차별이 아니라 청소에서 빼준 이들을 위한 배려"라고 해석합니다.
임혜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인천의 한 보건소에 이상한 공지가 떴습니다.
제목은 "소장님 방청소 담당자 기준"
보건소 내 7급 이하의 정규직 여성,
올해 기준 45세 미만, 77년생 이하 여성만 소장실을 청소하라는 내용입니다.
[보건소 직원]
"전해 듣기로는 남자 직원이 하면 깔끔하지가 않고..."
어떻게 청소해야하는지도 아주 구체적으로 적어놨습니다.
회의 테이블 얼룩 제거 서류나 필기류는 그대로 둘 것.
출근 즉시 주전자 물 채우기 사탕 바구니 정리도 포함됐습니다.
특히 주전자 채우기는 소장님 지시사항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청소 인계를 정확히 하지 않으면 본인이 계속 해야한다는 엄포도 놓았습니다.
[보건소 직원]
"보통은 저녁에 소장님 퇴근하시고 나서 나머지 청소를 하고, 다음날 출근하시기 전에 일찍 나와서...(청소하고)"
소장이 출퇴근하기 전에 청소하기 위해 시간외 근무까지 해야 했습니다.
소장실을 청소하고 정리하는 건 모두 여직원의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보건소 측은 오래 전부터 여직원들이 청소를 도맡아했으며 문제를 인지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보건소 관계자]
"어쨌든 저희 입장에선 저희 기관의 장이시잖아요. 기관장이 물을 뜨러 다니시고 그런 상황이 저희로선 불편하거든요. 직원들이 돌아가면서 (청소)한 건 20년 정도 된 것 같아요"
이 보건소의 7급 이하, 45살 미만 여직원은 모두 41명.
나이를 정한 건 일종의 '배려'라고 설명했습니다.
[보건소 관계자]
"6급 팀장은 본인들 6급 되기 전까지 그런거 해왔고 일단 나이들이 있다보니까...45세 이상은 나름대로 배려를 받았다고 봐야겠죠 직급이나 나이로"
보건소장은 직원들이 알아서 한 일이라는 입장입니다.
[보건소장]
"(평소에) 커피 타오라는 소리도 안 하고…사실 컵도 안 씻고 그대로 써요. 일부러 뭐 중간중간에 시키는 것도 없고"
보건소측은 구청에서 청소 전담 인력을 배치해주지 않으면 직원들이 계속 청소를 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면서 남자 직원도 청소를 하게 하는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동시에 보건소측은 MBC에 이 문제를 제보한 제보자 색출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MBC뉴스 임혜련입니다.
(영상취재:최인규/영상편집:양홍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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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임혜련
[제보는 MBC] 소장님 방 청소는 45세 안 넘는 여자만?…보건소의 황당 규칙
[제보는 MBC] 소장님 방 청소는 45세 안 넘는 여자만?…보건소의 황당 규칙
입력
2021-03-03 20:34
|
수정 2021-03-03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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