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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운해서 불 질렀다"…한순간 잿더미된 '천년 고찰'

"서운해서 불 질렀다"…한순간 잿더미된 '천년 고찰'
입력 2021-03-06 20:12 | 수정 2021-03-06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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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어제 저녁 정읍의 내장사에서 불이나 오늘 아침까지도 진화작업이 계속 됐는데요.

    2012년에도 불에 타 재건됐던 대웅전은 다시 검은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평소 동료 승려들에게 불만이 쌓인 한 승려가 술에 취해 불을 지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조계종 측은 최고 수위의 징계를 내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정태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모두 불타버린 천년 고찰의 본당, 대웅전의 모습은 처참했습니다.

    검게 타버린 대들보와 기둥은 뒤틀린채 모두 주저앉아 형체를 알아볼 수도 없습니다.

    화재 소식에 달려 나온 신도들과 시민들은 안타까움에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최선희/광주 봉선동]
    "너무 진짜 허망했어요. 그래서 '오늘 한 번 와야겠다'하고 왔는데…그렇습니다, 너무 마음 아파요."

    어제 저녁 6시 40분 쯤 난 불은 두 시간이 지나서야 큰 불이 겨우 잡혔습니다.

    나무로 지어진 대웅전 건물이 모두 소실됐고 17억 8천만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잔불 진화는 오늘 아침까지 계속됐습니다.

    [내장사 관계자]
    "소화전 갖다 해도 안 되고…소화기, 물 대도 안 되더라고요. 나무라 어떻게 할 수가 없더라고요. 사람의 힘으로는 어떻게 안 되겠더라고요."

    현장에서 방화 혐의로 체포된 53살 승려 A씨는 경찰조사에서 "동료 승려들에게 서운한게 쌓여 불을 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술을 마신 상태에서 휘발유를 뿌리고 대웅전에 불을 낸 뒤 112에 전화를 걸어 직접 신고까지 했습니다.

    [정읍경찰서 관계자]
    "(다른) 스님들하고 관계에 있어서 약간 소외감을 느낀 모양이에요. 감정이나 불만이 조금 쌓였던 모양이더라고요."

    종단 소속 승려의 방화 사건에 대한불교조계종은 "출가 수행자로서 최소한의 도의마저 저버린 행위"라며, "최고수위의 징계가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백제 무왕 37년인 636년 창건된 내장사는 한국전쟁 당시 소실됐다가 중건됐고, 지난 2012년에도 누전으로 대웅전이 모두 불탔습니다.

    시민들이 십시일반 재건했지만, 천년 고찰의 비운은 또다시 반복되고 말았습니다.

    경찰은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입니다.

    MBC뉴스 정태후입니다.

    (영상취재: 김종민(전주) / 영상제공: 정읍소방서, 신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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