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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이 한글도 몰라"…코로나 1년, 커지는 학력 격차

"초등생이 한글도 몰라"…코로나 1년, 커지는 학력 격차
입력 2021-03-10 20:43 | 수정 2021-03-10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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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올해 등교 수업이 재개 되긴 했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여전히 수업의 절반은 온라인으로 진행되고 있고, 이로 인한 후유증이 적지 않습니다.

    조사 결과, 하루 열 시간씩 게임에 빠지거나, 초등학생이 한글 조차 읽지 못하는 등, 문제가 심각했습니다.

    특히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이런 문제가 집중이 되고 있지만, 아무런 실태 조사나 보완책 없이 학사 과정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준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코로나 1년을 지나면서, 12살 초등생 A군의 일상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학교에 나가지도, 친구들을 만나지도 못하게 되자 남은 건 게임 뿐.

    온라인 수업 중에도 수업 동영상을 작게 띄워놓고, 하루 10시간씩 게임을 합니다.

    [A군 어머니]
    "처음에는 1시간, 2시간, 3시간 해서 지금은 8시간도 하고 10시간도 하고.. 게임이 문제가 한번 빠지면 빠져 나오기가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어린이들이니까 더 의지가 약해서.."

    온라인 수업을 위해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갖게 된 아이들은 게임과 유튜브에 빠졌습니다.

    [초등학생(2학년)]
    "게임밖에 생각이 안 나요. 핸드폰으로 게임밖에 할 게 없어요."

    코로나로 학교에 가지 못하게 된 지난해 10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스마트폰 등으로 하루 평균 3시간 이상 논다는 답은 46.2%로, 코로나 이전에 비해 30%포인트 넘게 급증했습니다.

    그런데 그 정도는,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달랐습니다.

    디지털 기기를 학습 이외 목적으로 4시간 이상 쓴다는 답은, 경제력이 '상'인 아이들은 16%대였던 반면, 경제력 '하'인 가정에선 41%가 넘었습니다.

    [권태훈/초록우산어린이재단 팀장]
    "빈곤 가정 아이들, 조손 가정 같은 경우에는 집에서 아이들이 온라인 학습을 하는 것들을 돌봐줄 수 있는 보호 체계가 아무래도 부족하다 보니까, (디지털 기기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는 것이죠."

    학교의 공백은 결국 학습 결손이라는 또다른 문제를 만들었습니다.

    할머니와 함께 사는 초등학생 B양은 온라인 수업 1년을 거치면서 성적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B양 할머니]
    "뭐 물어보면 할머니 뭐 이거 어떡하냐고, 그럼 할머니도 모른다 내가 어떻게 아냐, 뭐 이모한테 좀 말해봐라 그러고.."

    온라인 수업이 어려워도, 궁금한 게 생겨도, 선생님께 질문할 수가 없다보니, 학원 많이 다니는 친구들이 부러울 뿐입니다.

    [B양(초등학생)]
    "그냥 영상만 슬쩍슬쩍 보다가 넘어갔지, 제대로 배운 건 없어요. 이런 점이 부족해서 중학교 가면 어떡하지, 중학교 가서 이걸 모르면 어떡하지 이런 생각이 들어요."

    작년 과정을 다 따라가지 못한 채 상급학년이 됐다는 아이들도 있고,

    [초등학생(5학년) ]
    <(진도) 다 끝내지 못하고 올라온 과목도 있나요?>
    "수학이랑 국어도 좀 못했고요. 영어도.. 거의 다 못했어요."
    <작년 학교 과정 중 다 이해 못한 게 몇 퍼센트?>
    "한 3,40% 정도. 수학은 50% 못했고.."

    부모의 보살핌이 부족한 취약 가정에선 한글도 모르는 채 2,3학년이 된 아이들도 있습니다.

    [박진경/경남 창원 꿈쟁이지역아동센터장]
    "(초등학생인데) 한글 받아쓰기 전혀 안 되고 있는 상태이고요. 연필 잡는 법, 아니면 그대로 앉아 있는 법, 앉아서 학습하는 법을 전혀 모르고 있어요."

    온라인 수업으로 인한 학습 공백은 누구에게나 예외가 아니지만, 그 극복 여부는 경제력에 따라 달랐습니다.

    코로나가 덮친 지난해 전체 사교육비 총액은 전년에 비해 11.8% 줄었지만, 1인당 사교육비는 월 43만4천원으로 오히려 늘었습니다.

    여유있는 가정은 사교육비를 늘렸다는 얘깁니다.

    [초등학생 학부모]
    "수업적인 면에서 제대로 교과진행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한 과목이라도 더 시켜서..
    <그러면 경제적으로 부담하실 비용이 얼마나 늘어나나요?> (월) 100만 원 가까이 (학원)수업료에 지출을.."

    한 교육청 조사 결과, 2019년 두터웠던 성적 중위권이 지난해엔 무너져, 상위권과 하위권이 크게 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신종호/서울대 교육학과 교수]
    "학습이라고 하는 것은 이전에 배운 내용을 기반으로 해서 새로운 것을 학습하는 거거든요. 이전에 결손이 생기면 새로운 학습도 어려워져요."

    전문가들은, 개학을 했다고 아무일 없었듯 진도를 나갈 게 아니라, 학생들의 학습 결손을 정확히 파악해 보완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MBC뉴스 이준범입니다.

    (영상취재 : 강종수, 소정섭, 김재현 / 영상편집 : 김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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