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이런 '특혜 분양 리스트'는 이영복 회장 측의 컴퓨터 하드에 담겨 있었고, 이제서야 그 존재가 드러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하드 디스크를, 검찰이 5년 전 엘시티 비자금 수사 과정에서 이미 확보했었다는 내부 주장이 나왔습니다.
이어서 손하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2016년 엘시티 이영복 회장의 정관계 로비 수사 당시 검찰은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입니다.
이때 압수해 간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특혜 분양 문건이 담겨있었다는 게 MBC와 만난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이 관계자는 "이 리스트가 이영복 회장의 가장 큰 약점이라서 분명 문제가 커질줄 알았는데 이상하게 조용해 의아했다"고 합니다.
당시 검찰 수사는 어땠을까.
부산지검은 이 회장이 도피극을 마치고 검거된 직후 이 회장에게 특혜분양 혐의를 추가해 재판에 넘겼습니다.
이 회장은 대법원에서 최종 유죄를 선고받았습니다.
하지만 정작 이 회장으로부터 특혜 분양을 받은 사람은 처벌할 수 없다는게 검찰의 결론.
"당사자들이 특혜인 줄 몰랐기 때문에 처벌 근거가 없다"는 겁니다.
이듬해 부산참여연대는 특혜 분양 당사자 43명을 다시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수사는 무려 3년이 걸렸습니다.
검찰은 최근 공소시효 단 3일을 앞둔 지난해 말, 이영복 회장 아들과 엘시티 분양업체 대표만 특혜분양 혐의로 추가 기소했습니다.
이번에도 나머지 41명은 특혜를 확인할 수 없다며 무혐의 처리했습니다.
[양미숙/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
"특혜를 받은 사람이고, 그걸 공급을 받은 사람이 그걸 '알았다'고 할 리가 없죠. 피의자의 진술 말고는, 검찰이 어떤 근거로 무혐의 처리한다는 게 하나도 없습니다."
이런 가운데 100여명의 정관계, 재계 유력 인사의 명단이 또 나온 겁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지난 9일 "수사 과정에서 확보되지 않은 자료"란 입장을 내놨습니다.
그러나 의구심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이 회장의 아들은 지인과의 통화에서 '자신이 대표로 기소당한 것'이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이영복 회장 아들-지인 통화]
"그거(특혜분양) 가지고 (내가) 대표로 기소당했어, 대표로. 뭔지 알죠? 뉴스 나오고 나서 보니까 나는 차라리 잘 된 거야, 맞잖아요."
추가 처벌은 받지 않을거란 의미로 해석됩니다.
3년여에 걸친 불법 특혜 분양 수사 끝에 기소된 이영복 회장의 아들과 분양업체 대표는 지난달 각각 벌금 1천만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엘시티 한 채 값은 최근 10억 가량 올랐습니다.
MBC뉴스 손하늘입니다.
(영상취재: 김태효, 전승현 / 영상편집: 김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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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손하늘
[단독] 압수한 하드에 '명단' 있었다는데…"본 적 없다"는 검찰
[단독] 압수한 하드에 '명단' 있었다는데…"본 적 없다"는 검찰
입력
2021-03-11 20:18
|
수정 2021-03-11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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